“알아서 척척”…인공지능家電 봇물

‘로봇청소기, 스마트오븐, 일안반사식렌즈(DSLR)카메라….’

정보기술(IT)에 기반을 두고 인공지능 수준의 센서를 결합해 지능을 높인 ‘똑똑한’ 디지털가전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장애물을 피해 구석구석 먼지를 훑어주는 로봇청소기부터, 조리에 필요한 열의 종류와 가열시간을 조절해 주는 오븐, 먼지제거 기능을 갖춘 카메라, 음식물의 유통기한 등을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으로 알려주는 냉장고 등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로봇기능 추가한 똑똑한 가전제품 =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인공지능형 하우젠 로봇청소기는 청소를 하다 배터리 충전량이 20%이하로 떨어지면 스스로 충전기로 되돌아가 전력을 공급받는다. 자이로 센서를 이용해 주행각도와 주행거리를 계산해 청소경로를 그리며 청소하는 셀프 맵핑(Self-mapping)방식이 적용됐다. 5중 안전센서가 붙어 있어 계단이나 장애물을 만나면 스스로 경로를 바꿔 다른 방향으로 이동한다.

LG전자의‘로보킹(ROBOKING)’은 기존 적외선 센서에 초음파 센서를 보강한 퓨전센서를 적용, 장애물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높였다. 기존 청소로봇들이 광학센서만 적용해 유리 같은 투명한 물체를 감지하지 못하는 한계를 해결했다고 LG전자는 밝혔다.

에어컨 역시‘로봇’개념이 도입됐다. LG전자는 기계가 알아서 자신의 상태를 체크하고 오염도가 심한 필터를 청소해 주는 자동화 기능인 셀프 클리닝 기능을 붙인 휘센 에어컨 신제품을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내놓았다. 서석장 LG전자 에어컨연구소장은 “청소로봇의 수명은 반영구적이며 청소의 번거로움 없이 냉방효율을 높일 수 있다”면서 “연간 13%의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기능까지 갖춰 = 주방기기에도 인공지능 바람은 거세다. 삼성전자의 스마트오븐은 요리책에 나와 있는 32가지 기본메뉴와 하우젠 홈페이지에 소개돼 있는 60여종의 음식 조리법의 바코드를 프린트해 오븐에 읽히면 조리에 필요한 열의 종류와 가열 시간을 조절해 조리해 준다. 오븐 벽면에 눌어 붙는 음식물 처리를 위해 스팀 청소기능도 갖춰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클라쎄’냉장고는 외부의 조명환경에 맞춰 센서가 자동 조절된다. 밤이 되면 냉장고가 ‘수면모드’로 바뀐다. 채경아 대우일렉트로닉스 차장은 “빠르게 돌던 냉장고 냉각기가 천천히 돌면서 소음을 차단하고 전기도 절감한다”면서 “외부로부터 물건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을 냉장고 스스로 인지한다”고 설명했다. 냉장고 문을 열지 않고도 LCD화면을 통해 보관하고 있는 음식물의 유통기한과 식품 정보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도 있다.정밀한 광학부품으로 구성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디지털방식의 DSLR 카메라에도 자동먼지제거기능이 부착돼 눈길을 끈다. 올림푸스한국의 ‘E-300’은 전원을 켤 때마다 작동하는 초음파 방진 필터를 장착해 이물질을 없애 준다. 한국브라운의 360도 컴플리트 면도기는 스마트 로직칩이 세척과 건조까지 마무리해준다.

채종원 삼성전자 생활가전소프트웨어팀장(상무)은 “인공지능 수준의 센서를 적용, 사용 편의성을 높인‘임베디드 소프트웨어(Embedded Software) 기술형’ 가전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최대한 살려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민종기자 horizon@ 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