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NO!… 여성들만 보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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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씨너스는 11월1~7일 씨너스 이수점에서 일본 영화의 한 장르인 핑크영화(극장상영용 성인영화)를 상영하는 ‘씨너스 핑크영화제’를 개최한다. 여성관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제로 개막일을 제외하고는 남성관객의 입장을 막을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일본 국영영화사, 애스파크가 공동주최하고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영화진흥위원회, 키네마 준보가 후원한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변태가족, 형의 새 각시’와 ‘당한 여자’ 등 일본 핑크영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 2편과 ‘경련’ 등 핑크영화의 최근 흐름을 볼 수 있는 최신작 8편 등 총 11편을 선보인다. 1일 오후 6시 씨너스 이수점에서 열리는 개막식 행사에는 메이케 미츠루, 타지리 유지, 이마오카 신지, 사카모토 레이, 에노모토 도시로 등 유명 핑크영화 감독, 여성 핑크영화 프로듀서 아사쿠라 다이스케, 일본 영화평론가 데라와키 겐 등이 초대 손님으로 참석한다. 영화제 기간 중 ‘한일 저예산 독립영화 포럼’ ‘그녀들만의 핑크 토크:여성들이여 당당하게 욕망하라’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돼 있다. 자세한 일정은 영화제 공식카페(cafe.naver.com/pinkfil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변태가족, 형의 새 각시’(1983년)는 아내를 버리고 한눈을 파는 장남, 버림받고도 남편의 가족을 돌보는 사디스트 며느리, 윤락업주와 결혼하는 딸, 형수를 넘보는 둘째 아들이 구성원인 ‘콩가루’ 가족의 이야기. ‘쉘 위 댄스’로 유명한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데뷔작으로 오스 야스지로를 위한 핑크빛 오마주로 가득한 작품이다. ‘당한 여자’(1981년)는 백수 건달로 세월을 보내던 히로시와 젠이 자신들을 따뜻하게 대해주던 술집 여주인 미미가 국회의원의 하수인들에게 살해되자 국회의원을 찾아가 복수하는 과정을 담았다. 역대 최고의 핑크영화로 손꼽히는 작품.

최근의 핑크영화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들도 대거 소개된다. ‘핑크 리본’(2004년)은 핑크영화 관계자들의 생생한 인터뷰로 구성된 다큐멘터리다. 1960년대부터 열악한 조건 속에도 영화를 찍으며 명맥을 이어가는 일본 핑크영화의 역사와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비터 스위트’(2004년)는 혼인신고 서류를 받기 위해 구청에 온 여자와 이혼 서류를 받기 위해 구청에 온 남자가 우연히 하룻밤을 보내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독특한 멜로 영화다. 이 밖에 ‘블라인드 러브’(2005년) ‘개구리의 노래’(2005년) ‘도시락’(2004년) ‘치한전차’(2001년) ‘양다리’(2005년) ‘기둥서방 히로시’(2005년) 등 엄선된 핑크영화들이 상영된다.

전영선기자 azulid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