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은 선택 아닌 필수”

올 시즌 프로배구 코트의 판도는 ‘외국인 선수 보유팀 vs 비보유팀’으로 대별된다.

프로배구 2007-08 NH농협 V리그가 개막된 지난 12월 초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선수 노후와 세대교체 등으로 어수선한 삼성화재를 프로팀 중 최약체로 분류했었다. 그러나 현재 삼성화재는 단독 선두(11승 2패)다. 안젤코가 정규리그에 들어와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안젤코는 득점 부문 1위(280점) 공격종합 2위(52.46%)를 달리고 있다.

삼성화재에 이어 2위에 랭크된 대한항공(10승3패)도 보비가 없었다면 과연 선두권을 넘볼수 있었을까. 보비는 득점부문에서 안젤코에 이어 2위(257점)이며 공격종합 부문 역시 안젤코 다음인 3위(51.02%)에 올라있다.

반면 외국인 선수가 없는 나머지 프로 2팀은 나란히 3, 4위로 처져 있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유일하게 용병 없이 출발했다. 그러나 지난 6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패한 후 김호철 감독은 “외국인선수 없이 절대 우승할 수 없다. 외국인선수를 열심히 찾고 있다”고 실토했다.

프로 4팀 중 ‘꼴찌’인 LIG손해보험의 경우에도 스페인 출신의 기예르모 팔라스카가 출신국 대표팀에 차출된 후 프로팀과의 경기에서 연패를 당했다. 그래서 대회 3연패를 노리는 현대캐피탈이 다급하게 외국인 선수를 찾는 것도 당연하다. 또 LIG의 팔라스카도 지난해 12월26일 출국 후 20여일 만에 입국, 16일 대한항공전에 출전한다. 이제 프로구단에서 외국인 선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공격옵션이다.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