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일보
- 입력 2008-03-07 15:31
“건강 생각하니까, 기억이 나네요. 아홉 살 때예요. 부모님이 수삼 50뿌리를 ‘생식’으로 먹였어요. 이것이 후일 서울에서 어렵게 고학하면서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요즘도 한겨울에 추운지 모르고 지내요.”
서울 봉천동 자택에서 만난 원로 성악가 테너 안형일(81)씨는 건강 비결을 묻자 수삼 얘기부터 꺼냈다. 안씨는 평북 정주 출생이다. 고향에서 정주중을 마치고 경성음악학교(현 서울대 음대)에 가기 위해 혈혈단신으로 6·25전쟁 직전 월남했다. 안씨는 현재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아직 소식이 없어요. 그런데 얼마 전 보니까 나처럼 전쟁 전에 월남한 사람들은 북의 체제가 싫어서 그랬던 것이라며 가족상봉을 북에서 허락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습니다. 그래서 포기했어요.” 노 성악가의 표정에 쓸쓸함이 감돌았다.
안씨는 한국 성악의 산 역사다. 그를 빼놓고는 한국의 오페라를 말할 수 없다. 안씨는 1957년 서울오페라단의 베르디 ‘리골레토’에서 첫 주역인 만토바 백작 역을 맡은 이래 70여개 오페라에서 주역을 맡았다. 그래서 팬들은 그를 일컬어 ‘한국의 파바로티’라고 부른다. 그러나 파바로티는 지난해 타계했지만, 여덞 살 위인 안씨는 아직도 건재해 무대에 계속 오른다.
“올해도 일단은 10월28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제자들과 함께하는 ‘제2회 골든 보이스’ 공연이 잡혀 있어요. 가능하면 모두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얼마 전에 후배들이 그러더군요. 그 나이에 무대에 오르는 사람은 세계에서 제가 유일할 거라고요. ”
안씨는 고령으로 비록 서울대 명예교수 자리도 내놓았지만 요즘도 하루 일정은 예전 현역시절 못잖게 바쁘다. 안씨의 ‘다이어리’에는 ‘레슨’ 일정이 빼곡히 잡혀 있다. 서울예술고에서는 정식 강사로 성악전공 학생들을 가르친다. 모두 건강이 뒷받침해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안씨는 살아오면서 그동안 2차례 큰 수술을 받았다. 15년 전 대장게실염(대장의 벽에 주머니가 생기는 병)으로 대장을 20㎝ 잘라냈고 3년전에는 협심증이 생겨 심장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모두 수술이 잘됐다. 최근 받은 종합검진에서 노인성 고혈압 외에는 별다른 신체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참, 제 건강비결로는 운동도 빼놓을 수 없어요. 40여년 전 서울 홍은동 지금의 그랜드 힐튼호텔 자리에 살고 있었는데 뒷산이 참 좋았어요. 집사람와 함께 매일 등산을 했죠. 그 이후로 서초동으로 옮겨서는 인근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함께 뛰었고, 지난해 봉천동의 이 아파트로 이사온 이후엔 헬스클럽을 함께 다니죠.”
안씨의 부인 박영희(74) 여사는 오래전부터 동대문시장에서 큰 포목상을 운영하고 있는, 음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러나 안씨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삶의 반려자다. “혼자 지내는 오현명(84) 선생이 종종 그래요. 있을 때 잘해주라고요.(오씨와 그는 50년 지기). 맞는 얘기예요. 그래서 헬스클럽 오고갈 때 손을 꼭 잡고 다니죠.” 부부금실도 그의 건강비결 중 하나인지 모른다.
건강비결-가곡 부르며 복식호흡·스트레스 해소
안씨가 성악가로서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팔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 계속 무대에 설 수 있는 것은 꾸준한 건강관리와 연습 때문이다. 안씨는 매일 자택 인근인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앞 헬스장을 찾는다. 헬스장에서는 30여가지의 운동기구를 모두 이용해 체력을 다지며 ‘러닝머신도’도 한 시간 정도 탄다. 이와 함께 자택의 ‘피아노방’에서 매일 후학들과 함께하는 노래 연습도 그의 건강 유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배에 힘주어 가곡을 부르면 저절로 복식호흡이 되죠. 그뿐 아니에요. 마음도 즐거워지고 스트레스도 저절로 풀려요.” 안씨는 또 한가지 건강비결로 ‘숙면’을 꼽았다. 숙면은 목소리 관리를 위해 젊었을 때부터 갖게 된 습관.
한편 안씨는 담배를 피우지 않으며, 주량은 와인 2잔 정도다. 그리고 식사는 메뉴를 가리지 않지만 ‘소식’한다. 삶은 고구마와 옥수수를 좋아한다.
약력
▲1927년 평북 정주 출생 ▲평북 정주중(46년) ▲서울대 성악과(53년) ▲한양대 음대 교수(60년) ▲서울대 음대 교수(66년)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국립음악원 석사(74년) ▲이탈리아 가곡연구회 회장(79년) ▲국립오페라단 단장(83년) ▲서울대 명예교수(92년) ▲추계예술대 성악과 대우교수(95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96년)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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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나이 18세’ 도전하는 억만장자 “매일 이것 먹는다” ‘회춘 실험’으로 유명한 40대 억만장자 브라이언 존슨(46)이 매일 초콜릿을 먹는다고 밝혔다.존슨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매일 초콜릿을 먹어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3년 동안 매일 초콜릿을 먹어서 노화를 방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무 초콜릿이나 먹는 게 아니라 좋은 초콜릿을 선별해야 한다"며 "순수 카카오여야 하며, 가공지지 않고 중금속이 없고 플라보놀이 많아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존슨은 자신의 신체 나이를 만 18세로 되돌리겠다는 포부를 가진 사람으로 유명하다. 실제 그는 37세 수준의 심장 나이, 28세 수준의 피부 나이, 18세 수준의 폐활량과 체력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에는 17살인 친아들의 혈장을 수혈받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실제로 초콜릿은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에는 항산화제인 폴리페놀이 풍부하다. 폴리페놀은 우리 몸의 산화작용을 억제시키는 항산화 효능이 있다. 또 폴리페놀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성분인 플라보놀은 혈압을 낮추고, 혈관 확장 및 혈관 보호 기능이 있어 동맥질환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초콜릿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식품이기도 하다. 초콜릿 속 ‘페닐에틸아민’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대표 물질이다. 이 물질은 사랑하는 감정을 느꼈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보통 100g의 초콜릿 속에 페닐에틸아민 50~100mg이 포함돼 있다. 그리고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콩에는 신경전달물질 아난다미드의 분해를 억제하는 물질이 들어있다. 아난다미드는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신경전달물질이다.초콜릿은 우울감을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실제 영국 UCL대 연구팀에 따르면 다크 초콜릿을 섭취한 그룹은 먹지 않은 그룹보다 우울증 증상을 나타낼 확률이 70% 낮았다. 초콜릿처럼 단 음식은 몸속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낮춰주고, 기분을 좋게 하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도와 우울감을 완화해준다.다만,초콜렛은 열량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몸에 좋다고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그리고 건강을 생각한다면 식물성유지가 아닌 코코아버터를 넣은 초콜릿과 카카오 함량이 최소 55% 이상 함유된 초콜릿을 먹는 게 좋다.박세영 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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