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소외 ‘말하거나 혹은 춤추거나’

한국, 호주, 프랑스 무용가와 연극인들이 모여 만든 움직임 중심의 실험극이 있다. 극단 우투리(예술감독 김광림)의 ‘이상한 나라 프로젝트1-잃어버린 풍경들’(18,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과 ‘이상한 나라 프로젝트2-너도 고백해봐’(20∼24일 〃)가 그것이다.

‘잃어버린 풍경들’은 극단 우투리와 호주 극단 NYID(Not Yet It’s Difficult·아직은 어렵지 않아)의 공동 작품으로 사뮈엘 베케트의 ‘잃어버린 것들’과 프랑스 소설가 미셸 우엘벡의 ‘섬의 가능성’,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 등을 원천으로 하고 있다. 우리 사회를 상징하는 무대 위에서 즉흥적 몸짓으로 정서적인 신뢰관계를 그려낸다. 감옥 혹은 수용소와 다름없는 공간에서 어떻게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가를 전달한다. 현대무용가 김남진씨와 우투리 배우 서민성·오대석·김광덕·송인성씨, NYID 배우 토드 맥도널드, 잉그리드 바이스펠트가 출연한다. 연출은 호주 연출가 데이빗 플레저.

‘너도 고백해봐’는 자신의 몸매에 집착하며 헤픈 여자처럼 옷을 입지만 자아의식이 강하고 매우 섹시한 젊은 여자, 자식들과 남편만이 삶의 전부로 자신의 모습을 찾을 길 없는 아줌마, 지하철에서 물건을 팔며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가난에 찌든 나이 든 남자, 과도한 공부와 음주 섹스에 지쳐서 기계처럼 반복적인 행동을 하는 젊은 남자의 이야기다. 이들은 매우 폭력적이고 거의 소통하지 않으며 서로를 이용해 살아간다. 군중 속에서 소외되고 존재감을 잃어가는 현대 한국 사람의 이야기를 고백이라는 형식으로 풀어낸다. 김광림 작, 마리온 스코바르트 연출, 황석정 이영수 이진 박준미 공상아 출연. 02-3673-5580

김승현기자 h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