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대입 수능>‘가족 중병있나’ 확인뒤 32일 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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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서 수험생과 함께 ‘자유의 몸’이 된 이들이 또 있다. 13일까지 평균 32일 동안 지방의 모 콘도미니엄에서 외부와는 철저하게 단절된 채 합숙생활을 해온 299명의 수능 출제위원들이다. 검토위원 182명, 경찰을 포함한 관리요원 175명 등 출제과정에 동원된 656명도 통제된 생활을 해야 했다. 여기에 인쇄 134명, 채점 57명, 기타 일용직 인원 등이 추가돼 수능일 자유의 몸이 되는 이들은 모두 1000명이 넘는다.

출제위원들은 휴대전화, e메일, 팩스 등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자신이 사용한 휴지조각 하나도 외부로 반출하는 게 불가능했다. 또 출제기간에는 각종 경조사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해도 밖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출제위원은 위촉되기 전에 가족 중 중병이 걸린 사람이 없는지 등을 확인받고 출제과정 관련 비밀서약을 해야 했다. 출제위원들의 합숙소에는 모두 3000여권의 시중 참고서도 함께 들어갔다. 여기까지는 지난해와 비슷하다.

하지만 일부 달라진 부분도 없지 않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994학년도 도입된 이후 16년째인 올해 수능은 교수와 교사가 ‘6대4’의 비율로 출제위원이 구성됐다. 이 비율이 깨진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일선 학교에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사들이 많이 포함돼야 한다는 요구에 따라 교수와 교사의 비율이 5대5 동수가 된 것이다. 그러나 올들어 십수년째 계속돼온 수능으로 문항의 소재가 고갈되자 ‘창의적 문제’ 출제에 강한 교수들의 비율을 다시 높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평가원 관계자에 따르면 수능 출제에선 교수와 교사의 역할이 다르다. 교수는 학문적 영역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문제 만들기에 능하고 교사는 난이도 조절이나 문제 변형에 강하기 때문이다.

출제위원은 언어영역 출제에 제일 많은 인원인 20여명이 투입됐고, 문항수가 20개씩으로 적은 사회·과학·직업 탐구의 개별 영역별로는 5~6명이 참여했다. 이들 출제위원은 지난해 하루 20만원의 수당을 받았지만, 올해는 이보다 약간 인상된 수당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