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0만원 줘도 출산 ‘노’

저출산이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독일이 현재 추세라면 12세대 뒤에 지구상에 독일인이 사라질지 모른다고 프랑스 르 피가로가 15일 전했다.

이번 주 독일 정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35~49세 여성들의 34%는 아이가 없고, 석사 학위 이상의 고학력 여성 2명 중 1명은 아이를 낳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학력 중·상류층 여성들의 출산 기피로 지난해 독일 출산율은 사상 최저인 1.1%대로 떨어졌다.

독일 정부는 2007년부터 아이를 낳으면 출산 후 14개월 동안 집에서 머물더라도 월급의 80%를 지원하는 출산 장려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최대 한도는 월 1800유로(약 310만원)로 14개월 동안 434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시행 3년째인 이 제도는 중산층 가정에서 활용도가 높을 뿐 고임금을 받는 고학력 여성들에게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중산층 여성의 50%가 매달 최소 300유로를 받아간 반면, 1500~1800유로를 받은 여성은 6.8%에 그쳤다.

르 피가로는 독일 여성은 30세 이상까지 대학에 머무는 경우가 많고, 임산부는 집에 있어야 한다는 독일인의 전통적 의식 등이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들의 출산을 막고 있다고 지적하고 독일인은 12세대 후 사라질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