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盧정부 10년간 현금 29억달러 北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8일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 대북 지원금이 “핵무장에 이용된 의혹이 있다”고 밝히면서 29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북지원용 현금 용도에 또다시 눈길이 쏠리고 있다.

통일부와 수출입은행 등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 북한에 지원된 현금은 29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현대아산이 7대 대북사업 독점·개발권 명목으로 지불한 정상회담 대가 4억5000만달러와 금강산·개성관광 5억3890만달러에 사회문화교류·민간교역으로 지원된 현금을 합친 숫자다. 김대중 정부에서 13억3105만달러, 노무현 정부에서 15억7117만달러 등으로 지난 10년간 대북 현금지원 규모는 29억222만달러 정도로 추산되는 것. 집행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우리 돈으로 3조6000억원에 달한다. 학계뿐 아니라 미국 등에서도 30억달러 안팎으로 보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여기에 현물지원까지 포함하면 그 액수는 69억달러, 우리 돈으로 8조원을 넘어선다.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한 비료 지원과 식량 차관 등이 26억7588만달러, 금강산·개성공단 투자액이 12억2096만달러 상당이고 사회문화교류 등까지 포함하면 총 40억5728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금·현물을 모두 계산할 경우 김대중 정부에서는 24억8835만달러, 노무현 정부에서 44억7115만달러가 북한에 지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정확한 액수는 기준·계산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현금지원의 경우에도 민간사업을 제외한 현대 7대 사업 개발권 4억5000만달러, 금강산 5억달러 등만 계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원 규모가 문제가 되는 것은 북한이 지원금을 군사용으로 전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물과 달리 현금은 ‘꼬리표’가 붙지 않기 때문에 추적이 쉽지 않은 데다, 북한 체제 특성상 ‘투명성’도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이 올들어 지난 4일까지 총 18발의 미사일을 발사하고, ‘5·25’ 제2차 핵실험까지 감행하는 데 최소 7억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전용’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남주홍(정치학) 경기대 교수는 “현금을 얼마나 전용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지난해 북한의 수출입동향을 분석하면 순수 현금흐름은 5억달러에 불과하다”면서 “그렇다면 미사일 발사 비용 등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비자금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데, 그 비자금 조성에 대북 지원금이 쓰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