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은 구단주·佛子들은 선수…‘소림 야구’ 떴다

국내 불교계에서는 처음으로 스님들이 구단주와 단장을 맡고 불자들이 선수로 뛰는 사회인 야구단이 창단돼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대한불교 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강원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에 따르면 야구를 통한 화합과 단결 및 포교를 위해 최근 강릉과 평창지역에 거주하는 불자 23명으로 구성된 ‘만월(滿月) 야구단’을 창단했다.

이 야구단의 구단주는 주지인 정념스님, 단장은 비구니 스님으로 강릉시장애인복지관장인 지명스님, 감독은 전 경남고 야구감독 출신으로 월정사 단기출가학교 2기생인 자각거사 박기일씨가 맡았다. 야구단의 이름은 월정사 대법륜전 뒤편에 있는 만월산에서 따왔다. 23명의 선수들은 월정사 스님 3명과 종무원 직원 2명을 비롯해 대학교수, 전 프로골퍼, 한의사, 자영업자,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만월야구단은 월정사의 상징인 월정사지 9층탑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매주 일요일 강릉시 노암초교 운동장에 모여 훈련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KBS 예능프로그램인 ‘천하무적 야구단’과 친선경기도 갖고 사회인 야구리그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단장인 지명스님은 “야구와 불교가 큰 연관이 없는 것 같지만 야구공의 108개 실밥과 108번뇌를 생각해보면 연관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 야구단의 활동을 통해 불자간 화합 단결은 물론, 포교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월정사는 그동안 스님들이 천주교 신부들과 족구대회를 개최한 것을 비롯해 지역화합을 위한 축구·족구 대회를 만들어 직접 참가하는 등 활발한 스포츠 활동을 해왔다.

평창 = 고광일기자 ki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