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클리닉 이병주 원장의 성(性)노크>심인성발기부전 아내 탓만 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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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의 성관계에서 발기가 되지 않는다고 상담을 온 남성이 있었다. 애무행위에서는 그런대로 발기가 유지되는데 막상 삽입만 하려고 하면 죽어 버려 최근에는 제대로 된 삽입성교를 한 번도 못해 봤다고 한다. 아기도 가져야 하는데 걱정이란다. 상담을 해 보니 아침 발기 상태나 자위행위에서의 발기력은 괜찮은데 아내와의 성관계에서만 발기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심인성 발기 부전이 틀림없었다.

심인성 발기 부전은 성관계를 맺을 때 어떤 두려운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 두려움의 대상이 성 상대자일 수도 있고, 어떤 부정적인 관념이나 과거의 안 좋은 경험일 수도 있다. 사례의 남성은 아내가 소리치고 화를 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는데 사실은 아내가 아닌 엄마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어린 시절 그의 엄마는 거의 모든 일에 불같이 소리치며 야단만 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엄마를 포근한 사람이 아니라 무섭고 두려운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보니 아내의 성격이 엄마와 똑같았다. 자기가 하는 일마다 못한다고 소리를 치며 화를 내는 것이었다. 성관계 때에 이런 아내의 모습이 엄마의 모습을 연상시켰고 그로 인해 발기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발기 부전의 원인이 아내의 탓만은 아니었다. 아내의 말에 따르면 남편의 말과 행동은 항상 그를 화나게 만든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잔소리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제 얘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아요. 그리고 한 가지 일을 했으면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데 미루고 미루다 문제만 생기게 해요. 그래서 제가 참다 못해 화를 내면 그때부터는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는 거예요. 하나에서 열까지 챙겨 줘야 하는 아기와 사는 것 같아요.” 남편의 말과 행동이 이 정도라면 화내지 않을 아내는 없을 것이다. 특히 성격이 급하고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여자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아내가 화를 낸다고 모든 남자가 아내를 무서워해서 발기 부전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남성성이 결여돼 있거나 자존감이 낮고 열등감이 심한 경우, 또는 성장 과정에서 상처가 있는 등 남성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에만 그렇다.

따라서 아내 앞에서만 유독 발기가 되지 않는 남성들, 특히 아내의 화로 인한 두려움 때문에 심인성 발기 부전이 온 남성들은 아내의 성격을 탓하기 전에 자기 자신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자신의 어떤 말과 행동이 아내를 화나게 하는지 돌아봐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모르겠거든 결혼 초부터 아내가 자주 하던 잔소리가 무엇인지 떠올려 보자. 그때 아내가 화내며 얘기했던 점들이 아직 고쳐지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 그 말들 속에 아내를 화나게 하는 원인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자신의 문제를 찾아 개선하면 아내의 행동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다. 그러면 아내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자연스레 발기도 되살아날 것이다.

하지만 사례처럼 엄마에 대한 두려움이 아내에게 투영돼 생긴 심인성 발기 부전의 경우는 스스로 노력해 회복하기가 참 어렵다. 과거의 상처를 다루는 것도 그렇고 자신의 성격을 바꾼다는 게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부가 서로 노력해 보고 여의치 않으면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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