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국가안보가 정략의 대상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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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전국 동시 지방선거일이 다가옴에 따라 북한과 국내 친북 좌파세력의 선동이 점입가경이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국내외 종북(從北)세력에 대해 “좌파세력을 결집시켜 친북 인물들의 당선 환경을 조성하고, 2012년 친북정권 창출 기반을 마련할 것”을 요구해 왔다.

북한의 대남 공작기관도 ‘2012년 친북정권 기반조성’에 목표를 두고 반정부 투쟁 촉발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은 “야권이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야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와 노동신문도 “남조선 진보세력들이 지방선거에서 현 집권세력에게 참패를 안기자면 연대·연합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선동했다. 북한이 이처럼 6·2 지방선거를 계기로 대대적인 대남 비방과 선전선동을 자행하는 것은 친북세력의 인물을 다수 당선시켜 한국 정세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봐야 한다.

그런데 북한의 대남 선동보다 더 큰 문제는 북한 정권을 비판없이 추종하는 한국 사회 내부의 일부 세력들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에서 살면서도 북한을 무조건 옹호하고,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국가를 부정하는 종북주의자로서 친북세력의 핵심이다. 대한민국 체제의 문제점은 침소봉대해 비판하면서 북한의 수령 독재정권은 무비판적으로 옹호·지지한다. 천안함 사건도 ‘선거용 자작극’이라며 매도한다.

이들은 미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천안함 침몰은 북한의 어뢰 공격 가능성이 99% 이상 확실하다”고 해도 믿지를 않는다. 천안함 침몰 사건의 북한 연관성은 이제 증거 확보만 남았을 정도로 전 세계가 심증을 굳혀 가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직 북한과 동조 세력의 논리에만 충실할 뿐이다.

친북 좌파세력이 지방선거에 본격적으로 개입하면서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2008년의 광우병 촛불시위 이후 좌우 대립이 잠잠했던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1주기(5·23)를 앞두고 천안함 추모 분위기를 빙자해 좌파가 세력 결집을 기도하면서, 국정 흠집내기 공세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선거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친북 성향의 일부 시민단체와 종교계 및 좌파 성향의 보도 매체까지 동원해 연합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강기갑 대표는 천안함 사태로 순국한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가 4월29일 영결식장에서 “북한에 무조건 퍼주면 무기가 되어 돌아와 우리 젊은이들이 죽는데, 왜 자꾸 퍼주라고 주장합니까”라며 눈물로 항변한 것도 정부·여당의 잘못된 홍보 탓으로 돌렸다. 지난 정권 말기의 무리한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북한에 대규모 지원을 약속했고, 이를 지키지 않는다고 북한이 생트집을 잡아 지금의 남북 대결 국면이 초래된 것 아닌가. 75세의 할머니도 아는데 왜 강 대표는 모르는지 궁금하다. 안보 문제를 오직 표계산으로만 보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6·2 지방선거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2012년에는 50개국의 ‘핵안보정상회의’를 주관한다. 국가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는 시기에 실시되는 선거인 만큼 공정해야 하고,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발전을 주도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여야 정당을 떠나 최소한 자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북한의 독재정권을 무조건 추종하는 친북 좌파세력이 당선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금 한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거짓 선동과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않는 의연한 자세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주권의식이다.

[[유영옥 / 경기대 국제대학장·북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