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아이템 불법거래도 이젠 ‘기업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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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온라인 게임 머니와 아이템을 대량 생성해 불법적으로 현금을 받고 판매·유통시킨 업체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특히 이들 업체는 많게는 800대의 컴퓨터를 갖춰 놓고 해킹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 게임 머니와 아이템을 자동 생성해 중간유통업체에 넘기는 등 ‘기업형’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온라인 게임 머니와 아이템 거래에 대한 규제강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이뤄진 수사여서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위재천 부장검사)는 최근 서울과 부산에 위치한 I사와 또 다른 I사, R사와 A사 등 온라인 게임 아이템 추출 업체와 게임 아이템 거래 사이트 운영업체 4곳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관련 서버 기록과 온라인 게임 아이템 판매 내역 등을 확보해 현재 불법 유통업체 및 판매 규모 등을 확인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R사의 경우 800여대의 컴퓨터에 오토 프로그램을 설치해 게임 아이템을 획득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회사가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생산·유통시키는 일종의 ‘공장’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오토 프로그램은 게임 이용자가 게임을 실제 하고 있지 않아도 게임 아이템을 자동적으로 얻게 해 주는 일종의 해킹 프로그램이다. R사는 컴퓨터 한 대당 100여만원씩 투자자들까지 모아 사업 자금을 마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리니지 등 인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주요 아이템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네티즌 사이에서 일부 아이템은 수백만원 이상 고가에도 거래되고 있다.

현재 온라인 업계에서는 게임 머니와 아이템의 현금 거래 불법성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순수한 게임 이용자가 게임을 하다 얻게 되는 아이템을 현금으로 거래한 경우는 불법이 아니더라도 대규모 ‘공장’을 차려 놓고 해킹 프로그램으로 얻은 아이템을 현금 거래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불법적으로 얻은 게임 아이템을 현금 거래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석범·권로미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