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 對北제재’ 이후-긴장의 한반도>국회 대북결의안 물건너가나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한 국회 대북결의안 채택이 사실상 하반기 원구성이 예정된 6월8일 이전엔 불가능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여야 공동의 신속한 결의안 채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회 ‘천안함 침몰 사건 진상조사 특별위원회’에서의 추가 진상조사와 대책마련에 따라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이같은 대응이 ‘6·2 지방선거’를 앞둔 ‘정쟁용’이자 ‘시간끌기 작전’이라고 비판하고, 민주당은 오히려 한나라당이 결의안조차 ‘선거용’으로 삼으려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18대 전반기 국회 종료일(29일)을 하루 앞둔 28일 한나라당은 당장 결의안 채택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살려라 경제, 희망캠프 회의’에서 “내일인 29일은 전반기 국회 임기가 끝나는 날이고 본회의를 열 수 있는 날은 고작 이틀밖에 안남은 셈”이라며 “대한민국 국회가 해군장병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북한을 규탄하고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지 못한 채 전반기 국회를 끝낸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죄를 짓는 것이고 역사의 수치”라고 성토했다. 정몽준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는 최근 잇따른 공식 회의 석상이나 선거 유세장에서 ‘북한의 안보위협에 맞서 국민결집을 위한 여야 공동의 결의안 채택이 필요하다’는 요지의 발언을 내놓으며 민주당을 압박해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특위의 진행상황과 조사결론에 따라 시간을 두고 결의안 채택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결의안을 채택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며 “국회 특위에서 진상조사를 한 후 본회의에서 채택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민진·김병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