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훈풍부는 오피스텔 시장 무작정 뛰어들다 손덴다

오피스텔 분양시장에 갑자기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9월 초만 해도 냉기류가 흐르던 오피스텔 분양에 수요자들이 몰려 과열 조짐마저 보이고 있지요. 불과 한 달 전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어서 소액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 10월 중순 이후 분양한 서울 강남구 서초동 ‘강남역 아이파크’ 오피스텔은 평균 32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인천 청라지구도 4.86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들 지역에는 근래 보기 드물게 ‘떴다방’(이동 중개업자와 컨설팅 업체)도 등장했고요. 또 올해 초 분양해 미분양이 많았던 경기 고양 일산과 인천 일대 오피스텔들도 속속 청약 마감되고 있습니다.

체감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극도로 침체된 상황인데도 오피스텔 신규 분양시장이 열기를 띠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시중에 풍부하게 풀린 돈과 저금리가 직접적인 이유입니다. 700조원에 육박하는 시중 부동자금, 사실상의 마이너스(―)금리, 소액(1억~2억원)을 투자해 매달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투자자들을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게 하는 것이지요. 여기에 분양사 측의 대출을 뺀 높은 임대수익률 계산법과 노후를 대비해 수익형 부동산을 찾는 50~60대 개인투자자들이 적극 투자처를 찾는 것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피스텔 분양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각종 세금과 연평균 수익, 침체기 하락 리스크 등을 따져볼 때 결코 큰 수익을 거둘 수 없기 때문이죠. 통상 오피스텔은 투자자의 기대와는 달리 임대수익률이 7%를 넘기 어렵습니다. 실제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가 조사한 올해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8월 말 기준)은 5.72%였습니다. 부가가치세 등 세금과 대출 이자, 감가상각비, 중개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예금금리보다 크게 높지 않은 것이죠.

일반 소액 투자자들은 수익성 부동산 시장이 과열될 조짐을 보일 때는 냉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서 분양 투자에 나서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알토란 같이 모은 자금이 자칫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 2006년과 2007년 부동산 활황기 때 서울 용산과 인천 등의 오피스텔 분양 투자에 나섰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울며 겨자 먹기로 싼값에 매각한 투자자도 많았습니다.

오피스텔에 분양 투자할 때는 가장 먼저 시행분양사가 제때에 완공할 수 있는지와 대출 이자 등을 포함한 수익률을 따져봐야 합니다. 분양사 측의 말을 믿거나 주변 사람의 ‘높은 수익률’ 유혹에 못 이겨 투자해서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죠. 특정 테마 부동산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때 ‘인내’하는 것도 미래의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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