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정몽준·오세훈·이회창 “개헌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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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초 급물살을 타고 있는 정치권의 개헌논의에 대해 주요 정치인 대부분은 이미 입장을 밝혔다. 일단 올 상반기 내로 국회에서의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며 ‘분권형 대통령제’와 같은 권력구조의 개편방향을 암시하는 부류가 있다. 또 다른 부류는 ‘개헌 필요성’에 대한 판단 여부와 상관없이 논의 시기가 적절치 못하다고 공론화에 선을 긋고 있다.

◆개헌 논의에 긍정적인 인사들 =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8·15광복절 기념식 경축사에서 “필요하면 개헌도 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언급으로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힘을 보탰다. ‘대통령을 해 보니 권력이 대통령에게 너무 집중돼 있다’는 게 측근들이 전하는 이 대통령의 생각이다. 공식석상에선 물론, 물밑에서도 개헌 공론화의 주역으로 앞장서 온 이재오 특임장관은 ‘정치개혁’을 위한 개헌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있다. “큰 권한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갖고 국내 정치는 내각에 맡겨야 한다”는 ‘분권형 대통령제’가 이 장관의 소신이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역시 2009년 당 대표 시절부터 개헌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권력이 한 곳에 편중되지 않는 더 좋은 제도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개헌 논의 자체에 대한 정치적 반대를 감안해 “이번 정권에서 개헌해 차차기 정권부터 적용시키면 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6일 연두기자회견에서 “헌법개정이란 시대에 따라 한 나라의 기틀을 잡는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그 논의는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개헌 논의에 부정적인 인사들 = 사실상 현재 정치권 개헌 논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유력 대권후보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입장이다. 박 전 대표는 기본적으로 ‘4년 중임제 개헌’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2009년 개헌논란이 불거질 당시부터 “개헌은 국민적 공감이 필요하다”며 ‘시의성’에 있어 부정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헌법이 (현행)대통령제로 인한 폐해의 근원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개헌에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제1야당인 민주당도 여권발 개헌논의 자체를 폄하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개헌이야말로 정치인을 위한 정치놀음”이라고 규정했고, ‘개헌 찬성론자’인 박지원 원내대표조차 “이제 개헌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개헌을 하고 싶다면 (여당에서)통일된 안을 먼저 내놓고 얘기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