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보금자리주택 당첨 ‘바늘구멍’… ‘민간’청약이 되레 나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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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 동안 부동산 시장은 깊은 침체기였지만 집값은 안정됐습니다. 서민들은 주거 걱정 없이 싼값에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도 키웠고요. 지난해 10월부터 촉발한 전셋값 급등만 없었다면 2008년 2월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공급은 우리나라 주택정책 역사상 최대의 히트작이 됐을 겁니다.

보금자리주택은 지난 3년 동안 주택시장의 ‘주류(主流)’였습니다. 집값이 높게 올라 있는 지역에 싸고 질 좋은 주택을 공급해 이른바 강남권 반값 아파트를 현실화시켰지요. 또 분양가 거품도 일정 부분 해소했습니다. 한마디로 지난 3년간 전국에 사업 승인된 31만1000가구(국토해양부 2월말 기준)의 보금자리주택은 오르기만 하던 수도권 집값의 하향 안정세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지요. 실제 한 부동산정보업체 조사에서 나왔듯이 이명박 정부 3년간 전국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은 마이너스(-)0.10%를 보였습니다. 전임 노무현 정부 3년간 29.17% 오른 것에 비하면 천양지차인 셈이지요.

하지만 보금자리주택은 무주택 서민들에게 꿈을 심어 주면서 부작용도 안겨 주고 있습니다.

재개발·재건축 등으로 멸실가구는 늘어나는데 민간 건설사를 위축시켜 공급부족 현상을 심화시켰고, 대다수 무주택자들에게 보금자리주택 당첨 기대감을 줘 내집마련을 미루게 하는 매매 대기수요 급증 현상을 초래해 전셋값의 가파른 상승을 가져온 겁니다. 더구나 작은 연립주택을 갖고 있다가 보금자리주택 당첨을 기대하고 집을 팔아 전세로 옮기는 사례도 많아졌지요. 사실 ‘하우스푸어’(집을 마련했으나 대출 등을 갚기 위해 가난하게 사는 이들)나 ‘전세난민’도 주택거래 실종과 매매 수요의 전세 수요 전환에 따른 전셋값 급등을 초래한 보금자리주택 부작용의 한 단면입니다.

그렇다면 전셋값 오름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특별공급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무주택자나 소형 연립주택을 갖고 있는 수요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보금자리주택이라는 ‘로또복권’ 당첨을 기대하기보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재테크 차원에서는 더 나을 수 있습니다. 보금자리주택은 당첨에 유리한 여러 가지 조건을 갖췄어도 입지여건이 뛰어난 요지의 경우 절대 부족한 공급 물량으로 인해 당첨 확률이 아주 낮기 때문이죠. 오른 전셋값과 이사비용 등을 부담하느니 민간주택 청약이나 할인분양 등을 통한 내집마련이 더 낫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3년 이내에 주거여건이 뛰어난 요지에서 분양하는 보금자리주택 당첨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당첨 미련’을 버릴 것을 주문합니다. 바늘구멍 뚫기 같은 보금자리주택에 ‘올인’하기보다 내집마련 전략을 바꾸라는 것이죠. 보금자리주택이 나온 지 3년이 된 지금, 실수요자들은 내집마련과 재테크 전략을 다시 점검해볼 것을 권고하고 싶습니다.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