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 거장들, 서울서 ‘삶과 글’ 논한다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 중국 극작가 겸 소설가 가오싱젠((高行健) 등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를 비롯한 현대 문학의 거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4일 막을 올린 대산문화재단 주최의 ‘2011 서울국제문학포럼’에서다. 26일까지 서울 광화문 교보컨벤션홀에서 열리는 포럼에는 세계적 작가 14명이 참가, 한국 작가들과 세계화 시대의 문학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포럼은 ‘세계화 속의 삶과 글쓰기’라는 대주제 아래 ‘다문화시대의 자아와 타자’ ‘문학과 세계화’ ‘이데올로기와 문학’ ‘다매체, 세계시장, 글쓰기’ ‘지구환경과 인간’ 등 다섯 개 소주제로 나뉘어 작가들의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된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2011 서울국제문학포럼’에는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의 르 클레지오, 200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중국 출신의 가오싱젠, 전 영국 계관시인이자 부커상 심사위원장인 앤드루 모션, 아프리카의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꼽히는 벤 오크리, 프랑스의 지성 앙투완 콩파뇽, 통독 이후 동독 3세대를 대표하는 잉고 슐체 등 저명한 해외 문인 14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도 김우창, 유종호, 박범신, 이문열, 김성곤, 이인성, 구효서, 정과리, 공지영, 은희경 등 평론가 및 작가 32명이 발제자 및 질의자 등으로 참여해 토론을 벌인다.

개막일인 24일 오전 기조강연을 맡은 르 클레지오는 “획일적 문화 제국주의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화 시대 대중문화가 획일화와 체제 순응주의를 대변하고 있다”며 신속한 비즈니스와 정보의 교환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적 제국주의의 위험을 지적했다. 그는 “정체성의 상실과 획일적인 문화 심령체의 모든 활동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예술”이라고 결론 내렸다.

25일에는 가오싱젠의 기조강연에 이어 벤 오크리와 국내 작가 이문열·구효서, 문학평론가 정과리 등이 ‘이데올로기와 문학‘을 주제로 토론을 갖는다. 26일에는 ‘지구환경과 인간’을 주제로 강연과 토론이 펼쳐진다.

이번 포럼의 조직위원장인 김우창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26일 기조강연에서 “원칙 없고 지향이 분명치 않은 세계화의 과정이 많은 문제를 일으킨 것은 사실”이라며 “이로 인해 단단한 윤리적 사고와 이를 뒷받침하는 정신적 파토스가 더욱 절실해졌다”고 강조한다. 이번에 방한한 해외 작가들은 포럼과 별도로 강연회, 작품낭독회, 사인회 등 작가별로 다양한 행사를 갖는다.

이번 포럼에는 일반인도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미리 e메일(sifl@daesan.co.kr)로 신청하면 좌석을 배정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