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中역사서 배우는 용병술과 처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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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숨은 법칙 / 리정 지음, 이은희 옮김 / 미래의창

중국 역사문화 전문가인 저자가 중국 역사 속에서 반복된 군주와 신하의 권력 쟁탈전을 재조명한다. 팽월과 유방, 사마의와 위 명제, 제갈량과 유선, 증국번과 동치제 등의 파워게임을 조명함으로써 1인자의 용병술과 2인자의 처세술을 밝혀낸다.

책에 따르면 팽월은 유방의 천하통일을 도운 개국공신이지만 천하를 평정하자 유방은 곧 그에게 모반죄를 씌워 제거한다. 팽월은 유방이 자신이 세운 공을 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위업을 달성한 황제에게 뛰어난 능력을 갖춘 2인자는 제거의 대상이었을 뿐이다. 춘추전국시대 사마의는 속마음을 철저히 숨긴 채 왕위 찬탈에 성공한다. 모략과 임기응변에 능한 사마의는 자신의 재능을 숨긴 채 조조의 의심을 피하고 결정적인 기회를 노려 마침내는 위나라의 사직을 쟁탈한다. 청나라 말기를 풍미한 정치가인 증국번은 어떠했나. 그는 자신이 조직한 군대인 상군을 동원해 태평천국의 난을 진압했다. 혁혁한 공을 세운 증국번은 스스로 상군을 해산시킴으로써 자신이 야심가가 아님을 인식시켰다. 이로써 황제의 의심과 경계를 누그러뜨린 증국번은 토사구팽의 위험을 피하고 청나라의 충신으로 남을 수 있었다. 공을 세운 뒤 스스로 물러나는 ‘공성신퇴(功成身退)’의 도리를 몸소 보여준 것이다.

김도연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