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최낙운 STUDIO ATLAS
이윤지(27)는 천상 배우다. 그동안 여러 드라마를 통해 도회적인 ‘깍쟁이’ 이미지를 쌓아 왔지만 작품에 임하는 태도나 연기에 대한 열정은 어느 누구보다 뜨겁다.
그는 자신의 첫 스크린 주연작인 ‘커플즈’(감독 정용기)를 통해 연기자로서의 다양한 가능성을 입증해보였다.
24일 AM7과 만난 이윤지는 이번 영화에 대한 강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언론 시사회 때 처음 완성본을 봤는데 제가 나오는 장면이 다가오면 손발이 오그라들었어요. 촬영 때보다 더 떨리더라고요. 그래도 첫 작품치고는 잘 한 것 같아요. 점수로 말하면…좀 잘 줘도 되죠? 85점 정도(웃음). 이번에 점수를 후하게 줘야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오는 11월2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다섯 남녀가 얽히고 설켜 커플이 되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이윤지는 이 영화에서 자신을 떠난 여자친구를 찾아다니는 순정파 남자 유석(김주혁)과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는 경찰 공무원 애연 역을 맡았다. 유석의 떠난 여자친구 나리는 이시영이 연기했으며 오정세가 유석의 친구이자 나리를 짝사랑하는 소심남 복남으로, 공형진이 나리가 새롭게 만나는 중후한 남자 병찬으로 나온다.
애연은 다소 밋밋한 캐릭터지만 이윤지는 다양한 요소를 덧입혀 매력적인 인물로 표현해냈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조금 당황했어요. 애연이 초반에 나오다 중간부터 사라지거든요. 물론 후반부에 영화를 마무리하는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지만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기다려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귀엽고, 엉뚱한 느낌의 캐릭터로 만들었어요. 촬영 내내 ‘난 할 수 있어’라고 최면을 걸며 최선을 다했어요.”
드라마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그지만 영화 출연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영화가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고 했다.
“영화를 정말 하고 싶었는데 제의가 들어오지 않았어요. 한 번은 오디션을 보려고 갔는데 제작사에서 정중히 사양 하더라고요. 역할이 작아서 맞지 않는다는 거예요. 단역이라도 하고 싶었던 저는 상처를 받았죠. ‘커플즈’는 제작사 대표께서 직접 출연 제의를 하셨어요. ‘정말요? 시나리오 주세요’하고는 냅다 잡았죠(웃음).”
앞으로는 영화에 집중하고 싶다는 그는 독한 이미지부터 수위 높은 표현까지 뭐든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소 성격은 소심한데 연기 할 때는 과감해져요. 직업을 잘 선택한 것 같아요(웃음). 감정 표현이 센 멜로 영화를 해보고 싶어요. 드라마에서 보여진 이미지를 깨고 싶어요. 기회가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냐’는 질문에 그는 “책을 읽는다”고 답하며 최근에 읽은 소설을 소개했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모멘트’를 읽었어요. 운명적인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인데 스릴러와 멜로가 섞여 있어요. 읽다보면 사랑을 믿었다 부정했다 다시 ‘결국은 사랑밖에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해요. 주인공이 밉다가도 측은하고…정말 시간 가는줄 모르고 빠져들었어요. 순간이 모여 인생을 만든다는 내용이 멋지게 다가왔어요. 영화로 만들면 제가 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싶어요(웃음).”
김구철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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