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代 여성 75% 이상, ‘통증 + 우울증’ 앓이

중년층의 우울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통증 등 신체 증상을 동반한 우울증에 중년 여성들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이사장 박원명 가톨릭의대 교수)는 지난 11월 우울증의 달을 맞아 전국의 성인남녀 6435명을 대상으로 ‘우울과 신체증상 평가척도(DSSS·The Depression and Somatic Symptoms Scale)’로 평가한 결과, 우울 증상이 중증 이상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59.4%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이 중 신체증상과 통증증상을 동시에 호소한 응답자는 65.7%에 육박했다.

특히 40대와 50대 여성 중 75% 이상이 우울증과 함께 나타나는 신체 증상과 통증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 증상과 통증 증상을 호소하는 비율은 40대 여성이 75.2%, 50대 여성이 79.2%였다.

박원명 교수는 “중년 여성 환자들은 우울증과 함께 통증을 비롯한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중년에 나타나는 폐경과 맞물려 여성의 신체적·심리적 부담이 한꺼번에 증가하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가족을 먼저 배려하고 자신의 증상은 참는 게 미덕이라는 사회문화적인 배경 탓에 증상을 키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여성의 중년은 폐경 등으로 인해 급격한 신체적 변화를 겪는 시기다. 이러한 신체적 변화는 심리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조기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만성질환 발병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의 홍보 이사인 황태연 정신과 전문의(용인정신병원)는 “남성들은 직장에서의 정기적인 검진이나 사회적 관계 속에서 우울증과 신체 증상의 위험을 발견할 기회가 많지만, 중년 여성들은 지역의료보험을 통한 건강검진 등에 소홀해 조기 발견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 총무 이사인 김원(인제의대) 교수는 “평소보다 우울감을 느끼는 가족, 동료가 있다면 조기진료를 권하고, 먼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절실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