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권미라기자 fairyoo@munhwa.com
경정(競艇)은 모터보트 경주에 내기를 걸어 배당금을 받는 게임이다. 베팅 방법은 출전하는 6명의 선수 가운데 1위를 맞추는 ‘단승식’, 1·2위 선수 가운데 한명을 맞추는 ‘연승식’, 순위에 관계없이 1·2위를 적어내는 ‘복승식’, 1·2위 순위까지 정확히 맞추는 ‘쌍승식’, 1·2·3위 선수 3명을 순위에 관계없이 맞추는 ‘삼복승식’으로 이뤄진다.
경정은 매출액의 70%는 고객에게 환급되며 나머지 30% 중 세금 18%와 운영비를 제외한 금액이 지방재정, 체육진흥기금, 청소년 육성기금 등으로 쓰인다. 스포츠진흥법에 근거한 공식 ‘경정’의 경우다.
그러나 ‘승부조작’이 이뤄지는 등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맞대기’로 불리는 불법 사설 경정이다. 공식 경정을 대상으로 ‘꾼들’ 간에 도박을 하는 것이다.
사설 경정에서 승부조작이 쉽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은 경정 경주가 단순하고, 유력 선수 한·두명을 포섭하면 되기 때문이다.
경정의 특징 중 하나는 출발 방식인 ‘플라잉 스타트’이다. 같은 라인에서 동시에 출발하는 경마나 경륜과는 달리 대기 수면에 있다가 2초 내에 스타트라인을 출발해야 경주가 성립되며 정해진 출발시간(0~2초) 내에 출발선을 통과하지 못하거나 미리 지나치면 실격 처리된다.
우승 유력 선수가 간단하게 경주를 포기할 수 있다. 또 출발을 조금만 늦춰도 자연스럽게 우승권에서 멀어질 수 있다. 적발해 내기가 쉽지 않다.
출발 후에도 쉽게 순위를 뒤바꿀 수 있다. 코너를 돌 때 살짝만 멀리 돌면 바로 순위가 바뀐다. 경주 중 모터의 속도를 살짝만 늦춰도 자연스럽게 경주를 조작할 수 있다.
고객(베터)이 불법 사설 경정에 빠져드는 가장 큰 이유는 제한 없는 베팅금액과 배당금 수령의 편의성 때문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경륜·경정사업본부는 경주당 최대 베팅금액 10만원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다.
하지만 불법 사설업체에서는 한번에 거액의 배팅이 가능하고 배당금 역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계좌로 바로 입금된다. 신분노출을 꺼리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고객들은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명이 한게임에 1억원을 베팅하다 검거된 사례도 있었다.
또 불법사설 경주에선 합법적인 경륜, 경정에서 제하는 세금과 운영경비 28%(환급 72%)를 내지 않아도 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불법사설경주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지능화-조직화 되고 있다.
또 불법 베팅 사이트는 국내외 다양한 스포츠 및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를 포함해 각종 불법 인터넷 게임을 제공하는 형태로 대형화, 복합화되고 있다.
최명식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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