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승부조작 관련팀 리그 퇴출

앞으로 경기조작이 발생할 경우 관련자는 물론 해당 구단도 책임을 지게 된다. 관련자는 영구제명, 구단은 리그 퇴출 등 사실상 팀을 해체하는 ‘무관용 원칙’이 적용된다.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의 차단 여부에 대한 심의기간이 대폭 단축돼 불법 근원지에 대한 대응이 빨라진다.

정부는 2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주재로 6개 관련부처 및 5개 프로스포츠 단체 등 체육단체와 합동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정하고 투명한 스포츠 환경조성 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 대책은 지난해부터 프로스포츠에서 잇달아 터진 경기조작을 비롯해 경기단체 회계 비리, 학교 운동부 운영 비리 등 체육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마련됐다.

대책에 따르면 각 프로스포츠 연맹은 곧바로 공동규약을 제정해 승부조작 관련자는 영구제명 또는 자격을 정지하고, 해당 구단 역시 경중에 따라 지원금 축소 또는 리그 퇴출 등의 책임을 지도록 했다. 또 경기조작 감시를 위한 상시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프로경기의 경기감독관이 경기조작의 징후를 포착할 경우 즉각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모든 경기 내용을 사후 모니터링해 부정행위 여부를 확인토록 했다. 내부 고발자에 대한 포상금을 대폭 인상(1000만~1억원)하고 자진 신고시 처벌을 감면하는 한편 선수·지도자 등이 신분 불안 없이 자유롭게 상담할 수 있는 ‘통합 콜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또 프로선수들이 불법 유혹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저연봉제 도입을 추진하고 연금제도도 확대키로 했다. 이와 함께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근절을 위해 관계기관 합동 단속을 강화하고,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차단에 소요되는 심의기간을 현행 6주에서 2~3주로 단축하기로 했다.

종합대책을 발표한 최 장관은 “경기조작 파문 등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태는 스포츠의 근간을 흔드는 비상사태라는 인식하에 임시 처방책이 아닌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