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진화론으로 풀어본 ‘음악 본능’

음악의 탄생 / 크리스티안 레만 지음, 김희상 옮김 / 마고북스

인간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신이 내린 선물일까, 생물학적 본능일까. 진화론적 관점에서 ‘음악 본능’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동물도 노래하고 음악을 듣는’ 능력을 테스트해 보면, 음악성과 관련된 능력은 오직 인간에게 부여된 신의 선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음악적 능력이 유독 인간에게 발견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를 진화심리학에서 찾는다. 인간의 음악본능은 각각의 문제에 따른 특별한 적응 방식들로 이뤄진 일종의 ‘채택’된 행동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엄마의 자장가는 수만 년 전에도 아기와 엄마 사이에 애착과 안정감을 형성하고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당시의 자장가는 아기의 울음을 그치게 해 울음소리로 인한 주변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덜어주고, 적에게 그들의 위치를 노출하는 위험을 막아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처럼 음악은 인간의 유대감과 결속력을 높여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채택된 결과라는 것이다.

독일에서 음악 진화론을 개척하며 ‘음악 유전자’를 연구해온 저자는 책을 통해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호모 무지쿠스’로 변모하며 음악이 인간의 생활로 자리잡을 수 있었는지 면밀히 고찰한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