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위험수위 公共負債의 3가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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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연세대 상경대 교수·한국국제경제학회장

최근 들어 정부부채(負債)와 공기업부채를 합한 공공(公共)부문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2007년 말의 공공부문 부채는 465조원이었으나 4년이 지난 2011년에는 802조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 한해 동안에만 85조원이나 증가했다. 여기에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선심성 복지공약을 남발하고 있어 공공부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재정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공부채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

먼저, 공기업부채를 줄여야 한다. 공공부채 중 정부부채는 2007년 299조원에서 2011년 422조원으로 1.4배 늘어났으나, 공기업부채는 166조원에서 380조원으로 2.2배 늘어났다. 공기업부채가 이렇게 큰 폭으로 늘어난 원인은 정부의 대형 국책사업 때문이다. 세종시를 비롯한 보금자리 주택사업과 4대강 사업 등의 재원을 정부 대신 공기업이 부담한 데에 있는 것이다.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도 문제다. 공공성을 중요시하는 공기업의 특성상 물가를 안정시키거나 자원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늘어난 부채는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형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늘어난 공기업부채는 재고(再考)할 필요가 있다. 투자를 과도하게 늘려서 부채를 증가시키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것은 공공성을 중요시하는 공기업의 역할과도 맞지 않으며 지금과 같이 늘어난 공공부채로 오히려 경제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을 규제하고 대규모 투자사업을 재점검해 불필요하고 과도한 공기업 부채를 줄이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빈번한 해외 충격으로 인해 정부부채가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지난 4년 동안 정부부채가 크게 늘어난 원인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재정지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세계경기는 단기적인 침체와 회복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특성상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려야 할 경우가 많을 것이 예상되는 것이다. 정부는 재정지출을 과도하게 늘리지 않고 실업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기업의 기술력을 높이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투자가 늘어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치권의 과도한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복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지금 노약자와 병약자에 대한 복지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빈곤층에 대한 주택과 교육 그리고 의료부문에 대한 복지지출도 늘릴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복지지출은 그 재원을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점차적으로 증가시켜야 한다. 정치권의 주장과 같이 지나치게 복지지출을 늘릴 경우 여기에 대한 재정지출만도 연간 최대 6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좋은 복지는 일자리 창출에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기업 투자를 늘어나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동시에 정치권의 과도한 복지 공약으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늘어날 것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현재 정부부채만 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35% 정도로 크게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공기업부채를 포함할 경우 공공부문 부채는 65%를 넘어서게 된다. 여기에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으로 인한 재정지출까지 고려하면 공공부채는 앞으로 곧 위험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하면서 남유럽과 같이 재정위기를 겪을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이 정치적 포퓰리즘에 현혹(眩惑)되지 않도록 홍보하면서 공기업의 경영을 효율화시켜 공공부문의 부채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