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세종시의 시작’… 변화의 기회 노려라

이명박 정부의 최대 치적(?)중 하나인 보금자리주택이 14일 서울 강남구 세곡동 강남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첫 입주를 했습니다. 같은날 국무총리실 선발대가 충남 세종시로 이사를 시작했고요. 지난 4년동안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변수 역할을 했던 두 사안이 공교롭게도 같은날 행사를 열었던 것입니다. 두 이슈는 부동산 시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사안이지요. 보금자리주택이 ‘종언, 혹은 소멸’이라면 세종시는 ‘시작’입니다.

우선 지난 4년동안 수도권 매매는 물론, 전월세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보금자리주택은 이날 첫 입주를 시작함에 따라 영향력이 소멸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금자리주택은 2009년 ‘8·27 대책’ 때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지역에 2012년까지 32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공표했지만 현재는 15만가구로 준 상태죠. 더구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재정 여건과 주택시장 상황 등을 감안하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 그린벨트를 허물어 공공주택을 짓는 정책이 나오기 어렵고요. 여기에 2013년 2월말 정부가 바뀌면 주택 정책 자체가 대 전환의 시기를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세종시는 이제 시작입니다. 도시의 토대만 구축된 상태에서 입주가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세종시는 권력 엘리트의 급격한 이동이기는 하지만 도시가 완성되기까지는 10년 이상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행정중심도시로 자리잡기까지는 5년 정도 걸리겠지만 도시가 제기능을 발휘하기까지 10년 이상 공공재화를 투입할 수밖에 없지요. 이에 따라 지속적인 개발과 주변지역 편입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부동산 시장으로 따지면 무한한 잠재력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실제 세종시 이사가 시작되면서 대전·공주지역 전월셋값이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보금자리주택의 종언과 권력 엘리트의 세종시 이전은 앞으로 부동산시장이 근본적으로 변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수도권의 경우 기존 민영 신규주택 시장이 보금자리주택에 짓눌렸다는 점에서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높지만 공무원들의 세종시 이전은 수도권 집값이 현상 유지 혹은 하향 안정세로 갈 것을 의미합니다.

무주택자나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올해 같은 집값 하향기에다 보금자리주택과 정부 부처 이전이 맞물린 변화의 시기에 재테크를 위한 암중모색을 해야 합니다. 보금자리주택 이후의 시장 변화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을 점검하면서 하반기와 내년 초 사이에 투자의 적기를 찾으라는 것이지요.

과거의 사례에서도 나타났듯이 부동산 장기침체 상황에서 정부 규제완화가 이어지는 시기가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당장의 시세 차익이나 이윤을 기대해 사고 팔기보다는 장기보유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부동산 재테크 기회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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