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종 원장의 남성 클리닉>거세, 전립선·고환암 치료법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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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성범죄 관련한 언론 기사가 예전에 비해 훨씬 많아진 것 같다. 주변에 정말로 예전과 비교해서 사회가 각박해졌다고 한탄하시는 사람이 많다.

성범죄가 증가하고 특히 아동 성범죄가 증가하면서 한때 이슈가 됐던 부분이 거세와 관련된 논란이었다. 성범죄자들에게 화학적 거세를 시행하자는 이야기도 있었고, 외국처럼 실제 물리적 거세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로 모두 다 비뇨기과에서 행해지는 질병에 대한 치료 방법 중의 하나이다. 짓궂게 농담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비뇨기과 의사들은 이제 좋겠네’라고 하는 인터넷 댓글을 단 것을 봤다. 하지만 솔직히 이야기해서 화학적 거세나 물리적 거세가 법적으로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비뇨기과 의사들이 좋을 일이 별로 없을 것 같다. 화학적 거세 등을 시행하게 될 경우라고 해도 절대적인 수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이 될 뿐만 아니라 대부분은 아마 규모가 큰 병원에서 진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실 필자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화학적 거세나 물리적 거세를 옹호한다거나 반대한다거나 하는 의견을 개진하려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언론에서 말하는 화학적 거세나 물리적 거세라는 것이 비뇨기과에서는 이미 예전부터 시행해 오던 질병에 대한 치료 방법 중의 하나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화학적 거세는 우리 몸의 남성호르몬을, 고환을 제거하는 물리적인 방법이 아닌 약물로써 떨어뜨리는 방법이다. 신체의 남성호르몬 생산을 막기 위해 보통 주사제 요법을 사용하는데, 실제로 전립선암의 치료 방법 중 하나로 사용되고 있다.

물리적 거세는 말 그대로 남성 호르몬을 분비하는 생식기관을 수술로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비뇨기과에서는 전립선암 환자의 경우 치료의 일환으로 양측 고환 절제술을 고려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목적은 앞서 언급했던 화학적 거세와 같다.

필자가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독자들은 ‘어이쿠 전립선암에 걸리면 모두 거세를 해야 하는구나’라고 오해를 할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모든 암이 그렇지만 초기에 발견돼 수술적으로 완벽히 절제된 암이라면 어떤 추후의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정기적으로 재발 검사만 받으면 될 것이고 말이다.

하지만 남은 암조직이 의심되거나 전이나 재발이 의심된다면 수술적으로 제거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보통의 암이라면 항암치료가 진행되겠지만 전립선암의 경우 항암치료를 대신하는 치료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호르몬을 억제하는 치료가 되겠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것은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말이다.

비뇨기과에서 고환을 제거하는 또 다른 경우는 고환암과 같은 고환 질환이 있어 고환을 제거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는 경우거나, 고환이 돌아가버려 혈액이 통하지 않아 괴사가 일어난 고환 염전의 경우가 있다. 교통사고 같은 사고로 인해 고환이 손상돼 고환을 살릴 수 없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한다.

고환을 제거한다는 것은 신체의 일부를 제거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남성성을 상징하는 장기를 제거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그렇기에 사회적으로 더 이슈화가 됐을 수도 있고 말이다. 성범죄자들에게 화학적 거세나 물리적 거세가 법으로 적용될지는 알 수 없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성범죄가 격감하고 더 나아가 사라져버려야 이런 언급 자체가 없어지는 게 아닐까 싶다.

골드만비뇨기과 www.gold-m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