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노부부… 기러기 아빠… 그들을 위한 따뜻한 요리

맛있는 위로 / 이유석 지음 / 문학동네

서울 압구정의 프렌치 레스토랑 ‘루이쌍끄’ 오너 셰프인 저자의 음식 에세이. 파리와 바르셀로나, 도쿄(東京) 등에서 요리 수업을 받고 2010년 압구정에 둥지를 틀었다. 음식을 주제로 한 에세이지만, 정작 음식보다 ‘사람의 맛’을 더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루이쌍크’는 여느 레스토랑과는 달리, 점심 영업은 하지 않고 저녁 6시에 문을 열어 새벽까지 영업하는 ‘심야 레스토랑’이다. 오픈 키친을 마련하고 홀로 오는 손님들을 위한 바(bar)를 설치한 것도 특징. 이 때문에 저자는 대기업 부장, 노부부, 기러기 아빠, 취업준비생 등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인생’을 매일 만난다. 이 책은 지난 2년 동안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가게를 찾은 손님들과 그들에게 위로가 돼준 음식들의 이야기다. “요리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작고 소박한 위로와 행복을 전하는 일”이란 게 저자의 음식 철학. ‘맛있는 위로’란 책의 제목에도 저자의 이런 철학이 담겨 있다.

‘열정’ ‘사랑’ ‘가족’ ‘꿈’ ‘추억’ ‘도전’ 등을 키워드로 풀어나간 각 에피소드에 음식들의 레시피를 수록한 것도 이 책의 특징. 봉골레파스타, 스테이크, 테린, 부야베스, 솔뫼니에르 등 평소 접하기 힘든 프랑스 음식도 집에서 간단히 해먹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