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유세’ 늘리고 싶어하는 文… ‘독자 유세’가 좋다는 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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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지원하면서 두 사람이 보여준 유세 동선의 특징은 ‘따로 또 같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두 사람은 유세를 펼친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이틀에 하루꼴로 한번씩 특정 전략 지역에서 만나 유권자들 앞에서 손을 맞잡았다. 그러나 이후엔 서로 다른 지역으로 흩어져 개별 일정을 가지며 단일화 효과 극대화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지금까지 유세 지역 중에는 경기와 부산에서 공동유세를 펼쳤지만, 호남에서는 공동으로 유세를 하지 않았다. 이틀에 한 번꼴이라는 공식에 따르면 두 후보는 11일쯤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 다시 한 차례 조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람은 공동 유세의 첫 일정부터 함께했다. 지난 7일 오후 5시 안 전 후보가 전폭 지원을 선언한 이후 첫 일정으로 두 사람의 고향이자 이번 대선의 최대 전략 지역으로 꼽히는 부산의 서면을 전격 방문했다. 이 자리엔 문 후보가 ‘안철수 전 후보 지지자 모임 참석’이라는 명분으로 참석하며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이후 문 후보는 남포동, 서면 지역을 추가로 돌았으나 안 전 후보는 자갈치시장, 부산역으로 이동해 단독 유세를 벌였다.

하지만 8일 두 사람은 다른 일정을 진행했다. 문 후보는 부산에서 1박을 한 뒤 아침 일찍 부산 범어사를 예방하고 서울로 상경, 광화문에서 대규모 유세를 벌였다. 반면 안 전 후보는 서울에서 휴식을 취하다 문 후보가 강북에서 광화문 유세를 시작하는 즈음 대학로에서 지지자들을 만난 뒤 강남 코엑스몰로 이동했다.

9일 문 후보는 ‘서울 → 경기 산본 → 서울’로 이어지는 수도권 유세를 펼쳤다. 그러는 사이 안 전 후보는 오전 경기 과천 정부청사역을 시작으로 ‘수원역 → 산본역 → 철산역 → 부평역’으로 이어지는 ‘지하철 1·4호선’ 유세 행보를 펼쳤다. 전날 만나지 않은 두 사람은 이날 오후 2시 산본역 인근에서 재차 손을 잡았다. 이후 문 후보는 서울로 돌아와 10일 저녁 열릴 예정인 TV토론 준비에 집중했다.

10일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는 ‘따로 또 같이’ 공식에 따라 만나지 않는다. 이날 오후 안 전 후보는 전북 전주와 광주 등 호남 지역을 방문한다. 문 후보는 오전 서울에 남아 민주계 인사들과 회동하고 기자회견을 가진 뒤 전날에 이어 TV토론 준비에 집중할 예정이다.

오는 11일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는 경기 북동부 지역 등 수도권의 주요 거점 지역을 일제히 훑는다는 계획이다. 역시 별도 일정으로 유세를 하다가 수도권의 한곳에서 만나는 안을 양측이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와의 공동유세를 늘리고 싶어하지만, 안 전 후보 측은 독자 유세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안 전 후보는 문 후보의 유세 동선을 참고하면서도 독자적으로 일정을 잡는다. 주로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곳을 유세 지역으로 선호하고 있다. 두 사람의 유세는 앞으로 수도권과 부산·경남 지역 등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