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보다 ‘소비’ 우선돼야 성장

스한빙 경제대이동 / 스한빙 지음, 차혜정 옮김 / 청림출판

중국의 경제적 부상은 이제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2010년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일본을 제치고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에 올라선 중국은 2020년쯤엔 미국마저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신흥 경제 5개국인 브릭스(BRICS)가 더 이상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중국만이 유일하게 올해 성장 둔화에서 벗어나 경제 성장률이 8%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도성장이 꺾인 뒤 정체되는 ‘중진국의 함정(middle income trap)’에 빠질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중국의 경제예측가로 ‘상하이(上海)증권보’의 주필이자 수석 논설위원인 스한빙(時寒氷) 상하이자오퉁(交通)대 겸임 교수가 쓴 이 책은 금융시장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 유럽 간 경제패권 다툼에 주목하며 세계경제의 향방을 전망하고 중국 경제의 미래를 깊이있게 살폈다.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중국과 오바마 2기 정부의 미국이 어떻게 새로운 G2 관계를 설정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책이어서 더욱 눈길이 간다.

저자는 경제 현상의 본질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전개해 중국 내 학계와 언론계에서 두터운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 전문가다. 그의 첫 번째 저서 ‘중국은 어떻게 하나’는 2009년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 분야 베스트셀러’로 선정됐다.

중국은 정부가 투자를 주도하고 대출을 활성화해 부동산 시장을 조정하면서 전체 경기를 활성화했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은 부동산을 돌파구로 내세운 정책이며, 주식 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중국 증시는 어떤 종목이 오르고 어떤 종목이 하락하는지의 여부도 정부의 정책에 따라 결정된다.

이 같은 정책에 대해 저자는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돈을 쓰고 은행이 대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같은 정책의 결과로 중국은 국민경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민간소비가 배제되고 있다며 효과적인 소비 진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국의 중장기적인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미국의 경제 회복에 대해서도 매우 신중하고 성실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취약점도 안고 있다고 말한다. 취약점이란 심각한 부채 위기의 존재다. “미국 국채 발행에 장애물이 있으면 미국 경제에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될 것이다. 좀 더 심하게 말하면 미국 부채의 취약점이 불거지면 자금의 외부 유실이 불가피하다. 심지어 세계에서 가장 참담하고 가장 심각하며 가장 만회하기 어려운 부채 위기로 비화될 수도 있다.”

저자는 또 미국이 그동안 달러, 석유, 식량 등 ‘세 무기’로 세계를 지배했다고 지적하며 앞으로 자원 전쟁을 예고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