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그리스·로마신화 엮어 ‘인물사전’식으로 풀이

후 WHO :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 / 게르하르트 핑크 지음, 이수영 옮김 / 예경

믹소파르테노스가 누군지 아시는지. 물론 그리스 신화에 나온다. 믹소파르테노스는 “반은 여자고 반은 뱀의 모습을 한 혼합 존재”로, “잠자는 헤라클레스의 말들을 훔쳤다가 그가 자신과 동침한 이후에 돌려주었다”.

이후 “헤라클레스의 충고에 따라 자신이 낳은 세 아들 중 장성해 아버지의 활을 당길 수 있는 아들만을 인정”했으며, “이 아들은 스키타이 민족의 시조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인물들에 얽힌 이야기를 인물사전식으로 편집했다. 물론 모든 자료들을 총망라한 것은 아니지만, 가장 오래된 고대의 문헌을 근거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들려준다. 가령 프로메테우스가 처음 등장한 문헌은 기원전 700년쯤에 쓰인 헤시오도스의 저서다.

따라서 이 책에선 헤시오도스의 눈에 비친 대로 ‘술책에 능하고 교활하지만, 결국 적수인 제우스를 당해낼 수 없는’ 프로메테우스를 그리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을 너무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전문가답게 절제된 시각으로 핵심과 에센스만을 들려준다. 아울러 자료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그 자료에 대한 예리한 촌평도 곁들이고 있다.

김영번 기자 zer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