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식품클러스터로 가는 길-中>기능성 식품 개발 올인… 4000억달러 ‘황금 시장’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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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식품 관련 연구개발부터 생산·수출까지 종합지원하는 국가식품클러스터에 대한 국내외 식품업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9월과 10월 CJ제일제당, 동원F&B 임직원들이 농림수산식품부와 각각 투자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제공

세계 기능성 식품 시장은 연평균 6∼10%씩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거대 시장이다. 지난 2003년 1800억 달러 규모였던 세계 기능성식품 시장은 2008년 2700억 달러로 5년 만에 50% 가까이 성장했고, 오는 2014년에는 4000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진 기능성 식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식품 선진국들은 2000년 이후 다양한 산·학·연 네트워크를 구축해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네덜란드의 ‘니조 연구소’에선 닭 사료에 기능성 색소를 첨가해 노화로 인한 시력 감퇴와 눈 질병을 예방하는 달걀을 연구하고 있다. 덴마크에선 자작나무와 해조류 추출물을 활용해 당뇨·암환자와 운동선수, 성장기 어린이에 적합한 저지방, 고단백 기능성 아이스크림을 생산하고 있다. 이같은 연구들은 기업과 연구소, 학계, 행정관청의 지원이 한데 어우러져 진행되기에 가능하다.

네덜란드의 식품클러스터 ‘푸드밸리’는 고급 연구개발(R&D) 인력과 최고 수준을 보유한 산·학·연·관의 네트워크를 구축, 세계적인 식품클러스터로 발전할 수 있었다. 푸드밸리 재단과 네덜란드개발청, 와게닝겐대학연구센터, 신텐스 등 4개의 산·학·연 네트워크 운영주체가 프로젝트별로 협력체계를 만들어 운영된다. 스웨덴·덴마크의 ‘외레순’ 식품클러스터 역시 외레순 푸드 네트워크(OFN) 조직을 통해 산·학·연 간 합작연구와 기술개발, 아이디어 공유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상층부엔 ‘외레순 지역 과학기술 협의회(OSR)’가 산업별 산·학·연 네트워크 지원기관들에 대한 협력을 이끈다. 하층부에선 식품관련 기업 간에 식품네트워크가 구축돼 식품·보건, 생산과 지속성, 요리법과 확산 등 3가지 전략분야의 산학관 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아직 초라하기만 하다. 우선 식품산업 분야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식품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국내 식품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0.57%로 선진국(1.6∼2.6%)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연구개발된 기술의 상용화 역시 미흡한 실정이다. 선진국은 기술의 민간이전이나 중개 등이 활성화돼 있으나, 우리의 경우 민간에 대한 기술이전 비율이 15.3%에 불과하다.

연구소와 기업 간 네트워크 구축도 미약하다. 우리나라에는 국책 식품연구소만 3개, 지방자치단체 주요 식품연구소 8개, 민간식품 연구소 330개, 대학 식품관련 연구소가 206개나 된다. 또 전국적으로 지역전략식품산업(지역클러스터) 67개, 향토사업 139개가 조성돼 있다. 그러나 이들 연구소와 기관 간의 체계적인 협력연구와 상호 연계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부가 ‘한국 식품산업의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전북 익산에 ‘국가식품클러스터(푸드폴리스·Foodpolis)’를 조성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정부는 식품산업의 한계 극복을 위해 ▲기업의 고부가가치 상품화 연구개발 지원 ▲기능성 식품 개발 및 육성 ▲국내외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을 최우선 실천과제로 설정했다. 또 기능성·바이오 및 융합기술 식품, 발효·전통식품, 천연첨가물·식품소재 식품, 쌀 등 곡물식품, 글로벌 식품 등 5대 전략식품을 중심으로 스타상품 20개 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0년부터 해마다 2개 이상의 스타 기능성 식품을 개발해 ‘기능성 식품 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네덜란드 니조 연구소, 캐나다 리처드슨 연구소 등과 기능성식품 분야 공동연구를 통해 선진기술 도입을 촉진하고 기술 고도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매년 2개 이상의 과제에 대해 국제공동R&D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국내외 산·학·연 네트워크도 구축될 전망이다. 푸드폴리스를 중심으로 전주혁신도시, 새만금, 대덕연구단지가 하나의 ‘식품과학벨트’를 구축하게 되면 글로벌 R&D네트워크를 선도하게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종자를 연구하는 ‘시드 밸리’를 포함해 ‘종자에서부터 식탁까지’를 연구하는 기반이 확보되는 셈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5대 핵심전략 식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술 자립화를 이루게 된다면 국내 식품산업뿐만 아니라 농어업 성장 견인과 함께 신규시장 창출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