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구글·애플 ‘CPND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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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생태계를 장악하라!’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기기(CPND) 등 이른바 모바일 생태계 장악을 위한 삼성전자, 애플, 구글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세 강자의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세 회사들은 모바일 생태계에서 자사가 갖고 있는 CPND 가치사슬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의 대표 게임회사인 일렉트로닉아츠(EA)와 손잡고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독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이번 프로그램은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한 뒤 6개월간 별도 수수료를 떼지 않고 발생하는 수익 100%를 개발자 몫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이후 삼성전자는 매출의 10%, 출시 1년 뒤에는 20%의 수수료를 거둬갈 계획이다.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등의 앱 장터를 운영하는 미국 애플과 구글의 수익 배분 비율은 3대 7이다. 다른 앱 장터보다 많은 이득을 제공해 최대한 많은 개발사를 끌어모으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앱 장터 ‘삼성앱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또 오는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행사에서 미국 인텔 등과 함께 개발한 타이젠 운영체제(OS) 스마트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타이젠 OS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아이OS 등에 맞서는 대항마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OS에 대한 의존 위험(리스크)을 낮추기 위해 멀티 OS를 지향하고 있다”면서도 “이와 동시에 모바일 생태계 CPND의 가치사슬에서 약점으로 지적되는 CP(콘텐츠·플랫폼)를 지속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구글대로 약점 보완에 나섰다. 지난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한 바 있는 구글은 오는 5월 구글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 I/O에서 X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모토로라 인수 이후 첫 합작품이다. CPND 중에서 D(기기)를 보충하겠다는 것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과 구글플레이 등을 통해 CP 쪽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구글은 지속적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버전업을 하고 있는데 이에 맞춰 자사 스마트폰을 개발하겠다는 것. 마치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제조 과정에서 자사 부품 부문 혹은 계열사와 긴밀한 협조 관계 속에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을 조달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형태다.

가장 이상적인 모바일 생태계를 구현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애플도 D쪽에 방점을 찍고 있다. 애플은 구글에 비해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형태로 CP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D의 판매량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강하다.

구글의 경우 제조회사들이 삼성전자, LG전자, 대만 HTC, 일본 소니 등 다원화돼 있기 때문에 기기 판매에 변화가 발생하더라도 보다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애플은 최근 전략 스마트폰 아이폰5의 판매량이 당초 예상보다 저조하자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위기 타개에 나섰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