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새정부 부양책보다 전셋값 지속 상승에 주목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습니다. 특히 건설 부동산업계는 지리멸렬한 현재의 주택시장이 부양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상황이지요. 이를 위해 업계는 우선적으로 각종 주택관련 규제 철폐를 건의하고 있습니다. 주택시장 활성화의 발목을 잡아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분양가 상한제, 총부채상환비율 등을 대폭 완화시키거나 철폐하기를 바라고 있지요.

사실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2008년 10월 이후 현재까지 ‘불만과 불운의 세월’(보금자리주택정책과 세계경기 침체)을 보내고 있습니다. ‘로또’로 불리는 보금자리주택 당첨 기대감으로 인해 수요자들이 내집마련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신규 아파트 미분양이 급증했기 때문이죠. 특히 기존 주택가격이 지속 하락하고,‘집값 상승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면서 매수세 자체가 형성되지 않고 있는 것도 주택업계를 우울하게 하고 있지요. 이런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기에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박근혜 정부 출범으로 주택시장이 더 나아질까요. 한마디로 집값이 오르겠느냐는 것이죠. 결론부터 말하면 급등과 급락은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정부는 주택시장의 안정을 우선시하는 만큼 박근혜 정부 역시 ‘부동산 시장 안정’이 일차적 목표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국내외적인 경제 상황으로 보았을 때 박근혜 정부는 집값 급등을 부를 수 있는 정책보다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래는 활성화하되 급등이나 급락을 원치 않기 때문이죠. 이 점은 대선 공약인‘행복주택’(임대주택)에도 투영돼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다고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이 하향 안정세 지속으로 가기는 어렵습니다. 그동안 수도권 주택은 매매가격은 꾸준히 하락한 반면, 전셋값은 급등했기 때문이지요. 실제 서울 1월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2003년 이래 처음으로 55.2%를 넘었고, 서울 역세권 주요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60%를 넘는 곳도 많습니다. 여기에 지난 4년 동안 공급은 줄었고,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이주수요는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기술적 반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죠.

매매 거래가 거의 없는 대신 전셋값만 급등하는 지금의 주택시장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고 있지요. 이는 주택시장이 언젠가는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주택시장 하향 안정기에 무주택자들은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투자를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의 주택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라는 것이죠. 부동산 시장 하향 안정기의 주택 가격은 ‘무릎 아래냐, 발바닥이냐’ 차이일 뿐입니다. 부동산 투자에서 좌고우면은 곧 기회 상실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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