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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04월 04일(木)
애증이 쌓이고 풀어지고… 깊어지는 가족의 동질감
연극 ‘콜라소녀’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대부분의 가정은 한, 두 가지 감추고 싶은 사연이 있기 마련이다. TV드라마에서 뻔질나게 나오듯이 ‘출생의 비밀’까지는 아니더라도, 못난 부모나 자식에 얽힌 가정사가 가족 구성원들의 가슴 한편을 묵직이 누르고 있는 경우가 태반일 것이다.

어쩌면 그 같은 ‘가족의 비밀’이야말로 한 가정을 더욱 굳건히 지켜주는 버팀목일지도 모른다. 왜, 비밀을 공유함으로써 더욱 결속력을 다질 수도 있지 않은가.

오는 14일까지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콜라소녀’(사진)는 이 같은 가족의 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 가정의 내면을 정밀하게 들여다봄으로써 그들이 가족 구성원으로서 갖고 있는 동질감이 과연 무엇인지를 펼쳐 보인다. 화기애애하기는커녕 서로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보기 민망한 장면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갈등을 딛고 일어서는 가족의 힘을 보여준다.

연극은, 노모를 모시고 살고 있는 큰아들의 환갑을 맞아 다른 두 아들네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시작된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은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해와 다툼이 빚어지면서 언성을 높인다. 그동안 쌓인 서로에 대한 원망 또한 털어놓게 된다. 더욱이 노모에게만 감추고 있는, 가족의 비밀이 있다. 바로 막내딸의 죽음이다. 여기에 돈 문제가 얽히면서 세 아들 부부는 티격태격 험한 말들을 주고받는다.

이 와중에 그나마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은 큰 아들의 딸, 즉 손녀다. 그녀를 좋아해 사윗감으로 받아달라고 애걸복걸하는 청년 또한 극의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한다. 가족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때 돌연 노모는 동네 소풍을 나가자고 말한다. 어쩔 수 없이 노모를 모시고 가족들은 소풍길에 나서고, 이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원망은 봄눈 녹듯 서서히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애증이 쌓이고 풀어지기를 반복하면서 가족 간의 유대감은 더욱 깊어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출연배우들의 농익은 연기가 돋보인다. 영화와 연극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용선 배우가 노모 역으로, 대학로의 연기파 배우 장용철과 남기애가 큰 아들 부부로 출연해 열연을 펼친다. 또 박성준·김남진·정세라·성노진·황세원·김승환·박시영 등 출연배우들의 호연이 극을 한결 맛깔스럽게 만들고 있다. 김숙종 작·최용훈 연출. 02-889-3561

김영번 기자 zero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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