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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13년 04월 11일(木)
내일 0시 하루키가 온다…‘신도’들 철야 대기
3년만에 신작소설 발매 일본이 들썩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무라카미 하루키가 오는 12일 신작 소설 ‘색채가 없는 다사키 쓰쿠루와, 그의 순례의 해(色彩を持たない多崎つくると, 彼の巡禮の年)’를 발표한다.
일본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가 3년 만에 내놓는 신작 소설이 일본 열도를 뒤흔들고 있다. 오는 12일 일본 전역에 발매되는 하루키의 새 소설 ‘색채가 없는 다사키 쓰쿠루와, 그의 순례의 해’는 내용도, 표지 디자인도, 분량도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상반기 일본 문화계 최대의 화제작 자리를 사실상 예약한 상태다.

신작을 출간하는 출판사와 전국의 대형 서점들은 ‘하루키 특수’를 맞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출판사 분게이슌주(文藝春秋)는 쇄도하는 사전 예약 주문으로, 발매도 하기 전에 세 차례 증쇄를 결정하고 초판만 50만 부를 발행한다. 도쿄(東京) 다이칸야마(代官山)의 쓰타야(?屋)서점은 발매 전날인 11일 오후 11시부터 문예평론가 후쿠다 가즈야(福田和也)를 초청한 이벤트를 열고 12일 0시부터 발매에 돌입한다.

산세이도(三省堂)서점 도쿄 유라쿠초(有有町)점은 개점 시간을 오전 10시에서 7시로 앞당기기로 했다. 화제가 되는 신간을 거대한 탑 모양으로 쌓아서 판매하는 ‘타워 만들기’ 이벤트도 연다. 조가비 모양, 두 개의 탑을 연결한 교량 모양 등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였던 산세이도서점이 하루키 신작으로 어떤 ‘디스플레이’를 선보일지도 관심사다. 출판계에서는 하루키 마니아들이 ‘철야 대기’를 하면서 발매를 기다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열풍의 배경에는 하루키 특유의 ‘신비주의’가 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린 전작 ‘1Q84’ 시리즈를 처음 출간할 때도 ‘독자들이 내용을 미리 알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제목 외에는 소설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출판사는 신작의 모든 것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단편소설을 쓰겠다고 생각하고 쓰기 시작했지만, 쓰고 있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길어졌습니다. 나의 경우 그런 일이 별로 없는데, 그러고 보니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 이후 처음”이라는 작가의 메시지를 통해 장편소설이라는 것 정도가 알려지고 있다.

긴 제목도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제목에 들어간 ‘순례’라는 표현을 근거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관련이 있는 줄거리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주인공 이름으로 보이는 ‘多崎’의 발음을 놓고도 ‘다사키’ ‘다자키’ ‘오사키’ 등 다양한 주장이 나온다.

무엇보다 하루키라는 이름 자체가 주는 힘이 크다. 하루키는 감각적인 문장과 패션·음악·음식 등 현대적인 소재를 활용하는 독특한 표현력으로 젊은 독자들의 지지를 받는 ‘스타작가’인 동시에, 세계 주요 문학상을 휩쓸고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거장’이기도 하다. 현대작가들 가운데 대중적인 인기와 평단의 지지를 동시에 얻고 있는 작가는 하루키가 거의 유일하다.

하루키의 작품이 아시아 작가로는 드물게 세계 40여 개국에서 번역·출간돼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도 일본 팬들의 관심을 키우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지난 7일부터 영어로 번역된 하루키의 작품을 낭독하고 분석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영어로 읽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방송하고 있다. NHK 측은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어떻게 하루키의 작품을 읽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반응이 많다”며 “영어 번역 작품을 통해 하루키의 매력을 재발견해 나가는 강좌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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