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전령사>“장애인이 장애인 문제해결 앱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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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문제를 저 같은 장애인이 나서서 해결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자부심을 느낍니다.”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이 인터넷을 보다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웹 접근성’을 높여주는 인터넷 홈페이지 및 스마트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회적기업 ‘위즈온’의 오영진(27) 대표는 “비용 문제 등으로 아직 각 기업들의 장애인을 위한 편의 제공이 미흡하다”며 “나는 장애를 가졌지만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더 나아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16일 말했다.

태어날 때부터 근이영양증(퇴행성 근육병증)을 앓아온 1급 지체장애인인 오 대표는 지난 2006년부터 정보기술(IT) 업체에 근무하며 주경야독 끝에 지난해 2월 한밭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오 대표는 동료 장애인 5명과 함께 지난해 9월 평소 자신이 관심있었던 웹 접근성 관련 프로그램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고, 지난 3월 현대차 정몽구재단이 고용노동부와 함께 개최한, 청년사회적기업가에게 창업자금과 멘토링을 제공하는 ‘H-온드림 오디션’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웹 접근성 관련 프로그램 개발은 최근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확대 시행됨에 따라 주목받는 분야다. 오는 2015년까지 개인 홈페이지를 제외한 모든 인터넷 사이트는 시각장애인이 화면을 볼 수 있도록 스크린리더(화면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프로그램)를 설치하는 등 웹 접근성 준수가 의무화됐다. 오 대표는 현재 장애인을 위한 쇼핑몰 개발, 일반인들이 웹 접근성을 준수하는 홈페이지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박람회 등도 준비하고 있다.

오 대표는 장애인을 무조건 돕기보다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장애인들은 몸이 불편하니 일을 조금만 시켜야 한다 등의 ‘배려’라는 단어로 포장된 차별을 받는다”며 “장애인 스스로도 나는 장애인이니까 일을 조금만 해도 인정해 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쉬운데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서정 기자 hims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