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예술 개념 ‘알 수 없는 그 무엇’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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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무엇인가 / 볼프강 울리히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 / 휴머니스트

17세기 프랑스 궁정에선 ‘알 수 없는 그 무엇(je ne sais quoi)’이라는 표현이 유행했다. 지나치지 않게, 특정 대상의 가치를 평가하는 상황에서 쓰는 칭찬의 말이었다. 완벽한 외모와 재치 있는 태도, 경건한 종교음악뿐 아니라 당대 사람들이 열광하던 영국풍 정원 같은 자연에 대해서도 ‘알 수 없는 그 무엇’이란 용어가 통용됐다.

소박함 속에서 아주 흥미로운 것을 발견해낸다든지, 예기치 못한 놀라움으로 말문이 막혀 버리는 경험이 그 대상이었다. ‘예술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알 수 없는 그 무엇’만큼 적절한 답을 찾기도 어려울 것이다.

독일 예술학 이론가는 이 책에서 ‘알 수 없는 그 무엇’ 등 관용적 표현을 중심으로 예술의 본질을 탐구한다. ‘예술이라는 대가족의 구성원’으로 저자는 11가지 예술개념을 지목한다. 서양예술사에서 주요 역할을 했던 이들 개념은 양자 대립식 1961년 암스테르담 전시 제목과 유사한 ‘아폴로적 예술과 디오니소스적 예술’을 비롯해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나타내는 선’ ‘즐거움과 유익함’ ‘예술을 위한 예술’ ‘눈의 순수함’ ‘예술의 종말’ 등이다. 시대별로 예술을 받아들이는 방식, 예술가들이 추구한 아름다움 등을 중심으로 예술 개념의 변화를 짚어낸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