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혹시 ‘미루기 대장’?… ‘늑장 탈출’ 전략 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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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의 재발견 / 피어스 스틸 지음, 구계원 옮김 / 민음사

20세기의 건축 명작으로 꼽히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부근 숲의 ‘낙수장’은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작품이다. 그 저택은 라이트가 설계도를 마감에 앞서 3시간 만에 완성했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건축가 라이트처럼 마감 직전에 빼어난 명작을 발표하는 ‘천재’는 이례적인 경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야 할 일을 마지막 순간까지 미루며 느릿느릿 꾸물거리며 늑장을 부리다가 뒤늦게 심신의 고통은 물론 경제·사회적 손실을 경험하게 된다. 시험을 앞두고 책상정리나 인터넷서핑에 빠져 벼락치기로 공부하는 학생, 차일피일 늦추던 원고의 마감을 앞둔 작가 언론인도 “늑장 부리지 말고 진작 매달릴 걸”이란 뼈아픈 후회를 반복할 것이다.

이 책은 “미루는 습관이 나쁜 걸 알면서도 왜 자꾸 늑장을 부리는 걸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자칭타칭 ‘미루기대장’이었다는 저자는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해 심리학, 경영학 및 뇌과학, 동물행동학, 진화생물학 등의 관련 연구 결과를 토대로 10여 년 동안 분석한 ‘늑장학’‘늑장론’을 풀어낸다. ‘늑장전문가’는 “늑장 부리는 습관은 고대 이집트부터 현대 뉴욕까지, 암 병동에서 주식시장까지 동서고금에 광범위하게 펴져 있다”고 지적한다. 늑장 부리기가 인간의 일부처럼 유전자 깊숙이 박혀 있어 좀처럼 고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저자는 늑장연구를 통해 그 원인과 행태를 파악하는 한편, 늑장 정복을 위한 생활지침을 제시한다. 늑장의 요인으로 흔히 완벽주의적 기질을 지목하지만 저자는 그보다 “충동성, 매 순간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금 당장 모든 것을 손에 넣고 싶어하는 성향”을 내세운다. 충동적인 사람들은 미리 계획을 세워 일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심지어 일을 시작한 뒤 쉽게 산만해지고, 그 과정에서 늑장이 몸에 밴다는 이야기다.

책 말미에 ‘미룰 수 없다면 사랑하라’‘자신감과 열등감 사이에서 균형잡기’ 등 늑장을 이기는 기술 및 늑장 사례별로 저자가 제안하는 ‘늑장 완전 공략 매뉴얼’ 등이 특히 눈길을 끈다. 과제를 제쳐놓고 페이스북에 로그인하는 사람, 늑장 때문에 통장잔고는 물론 건강과 명예의 손상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기대치’‘ 가치’‘충동과 지연’ 등의 항목별로 일상에서 실천가능한 늑장 탈출의 전략을 조언한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