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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게재 일자 : 2013년 08월 23일(金)
프로야구 연봉협상 ‘甲乙관계’ 사라질까
■ 에이전트制 도입 의미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문화체육부가 프로스포츠 에이전트(대리인) 제도 법제화 방침을 밝힘에 따라 프로야구의 연봉협상 분위기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문체부는 22일 발표한 ‘스포츠 비전 2018’을 통해 내년에 스포츠산업진흥법을 고쳐 에이전트 제도를 정식 도입하겠다고 밝혔다.(문화일보 8월 22일자 8면 참조)

법 개정이 이뤄지면 현재 프로축구만 자체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에이전트 제도를 야구나 농구, 배구에서도 도입할 수밖에 없다. 특히 문체부는 비전 2018 수립 과정에서 프로스포츠 단체들에게 에이전트 도입 관련 입장까지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져 법제화 의지가 강력한 것으로 보인다.

에이전트 제도가 시행되면 ‘갑’인 구단 관계자들 앞에서 ‘을’인 선수가 구단 산정 금액을 통보받고 마지못해 수용하는 모습은 사라지게 된다. 요즘은 ‘도장을 찍든지 야구를 그만두든지 선택하라’는 강압보다 실제 ‘협상’이 이뤄진다지만, 시스템을 갖춘 구단과 혼자 힘으로 요구액 자료까지 만들어야 하는 선수 간 협상력 차이는 불가피하다.

협상 결렬 시 연봉조정을 신청할 수 있지만, 역대 20차례의 조정에서 선수의 승리는 2002년 유지현(LG) 한 번뿐이었다. 2010년 타격 7관왕 이대호(31·당시 롯데)조차 2011년 초 연봉조정에서 패했고, 이대호는 2011년 시즌을 마치고 일본으로 떠나갔다. 하지만 전문성을 갖춘 에이전트가 협상을 대행하면 이런 불균형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

사실 야구 규약에는 이미 에이전트 관련 조항이 들어있지만 12년간 사문화된 상태다. 2001년 10월 31일 개정된 야구 규약 30조는 “선수가 대리인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경우 변호사만을 대리인으로 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일본처럼 변호사가 에이전트 역할을 할 수 있게 허용한 것이다. 그러나 부칙에 “한국 프로야구 여건 등을 고려해 구단, 야구위원회,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전체 합의에 따라 정한다”고 달아놓고 ‘전체 합의’는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구단들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현재도 신중론을 펴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23일 “구단들이 적자 운영을 하는 상황에서, 에이전트 수수료까지 포함되면 연봉 부담이 더 증가하면서 선수와 구단 간 갈등도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KBO 관계자는 “에이전트들은 주로 고액 연봉자를 고객으로 원할 것이고, 이에 따라 선수 간 연봉 양극화가 더 심해지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며 “언젠가는 에이전트 제도가 시행돼야겠지만, 저연봉 선수 보호 대책 등이 없이는 시기 상조”라고 말했다. 반면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에이전트 제도를 꼭 시행해야 한다”며 “자격요건을 엄격히 해서 무자격자 난립만 막으면 된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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