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부탄의 고승이자 영화감독인 키엔체 노르부의 ‘바라: 축복’.
오는 10월 3일 개막하는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개막작 ‘바라 : 축복’과 폐막작인 김동현 감독의 ‘만찬’은 예매 시작 후 43초와 3분 55초 만에 매진됐다.
이어 위키리크스의 실화를 담은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의 ‘제5계급’, 로버트 레드퍼드의 망망대해 위 8일간의 생존분투를 그린 ‘올 이즈 로스트’, 올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인 코엔 형제 감독의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 하정우 감독의 ‘롤러코스터’ 등도 티켓오픈을 하자마자 매진됐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세계 최초 혹은 해외 최초 상영작 136편을 포함해 70개국 301편이 초청됐다. 영화제측과 프로그래머들이 꼽은 화제작과 수작들을 테마별로 정리했다.
◆ 월드 프리미어=올해 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되는 작품은 136편. 월드 프리미어 94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42편이다. 영화제측은 “BIFF 프로그램이 다른 영화제와 차별화되는 점으로 새로운 작가 발굴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이들 작품 중에서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카자흐스탄 독립영화 감독 잔나 이사바예바의 ‘나기마’, 일본의 저명한 CF 감독 다이 요시히코(臺佳彦) 감독의 ‘당신을 위한 선물’, 인도의 비카스 발 감독의 ‘퀸’을 추천했다. ‘나기마’는 고아원에서 갓 나온 소녀들의 희망없는 삶을 다룬 작품으로 올해 베스트 아시아 영화라고 그는 설명했다.
‘당신을 위한 선물’은 실사와 인형극을 결합한 작품이다. 실사와 인형극을 결합한 이전 작품들의 경우 실사와 인형극 캐릭터들이 달랐던 것에 비해 이 작품에서는 캐릭터가 같다는 점이 새롭다. 예를 들어 주연배우 오다기리 조와 오다기리 조 인형이 번갈아 연기를 한다. ‘퀸’은 영국식 로맨틱 코미디를 연상시키는 여성영화. 결혼식 직전에 파혼당한 젊은 여성 라니는 혼자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다양한 국적,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슬픔을 극복하고 주관이 뚜렷한 여성으로 성장해 나간다. 유머와 멜로드라마가 적절히 혼합돼 있다. 인도 최고의 인기스타 칸가나 라놀트가 주연을 맡았다.
◆ 한국영화=한국영화 쪽에서는 배우출신 감독 작품이 화제다. 박중훈 감독의 ‘톱스타’와 하정우 감독의 ‘롤러코스터’, 그리고 배우 추상미가 연출한 단편영화까지 만날 수 있다. ‘톱스타’는 스타와 최고를 꿈꾸는 남자들이 그리는 성공과 배신, 꿈과 욕망이 뒤섞인 이야기이다. ‘롤러코스터’는 욕쟁이 한류스타가 수상한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벌어지는 코미디이다.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감독으로서 세 배우 모두 충분한 재능을 갖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누가 한국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될지 영화제에서 직접 점쳐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동현 감독의 ‘만찬’이 폐막작으로 결정된 것은 독립영화의 성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만찬’은 한 서민 가족의 현실을 냉정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사소한 실수와 잘못된 선택, 우연이 낳은 악순환의 반복을 담담하게 그렸다. ◆실험적인 작품=올해 초청작 중 과감한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들도 많다. 올해 영화제에는 영화 내내 커트 없이 하나의 테이크로 이뤄진 ‘원 테이크 영화’가 무려 세 편이나 소개된다.
카자흐스탄 알렉세이 고를로프 감독의 ‘늙은 여인 이야기’, 이란 샤흐람 모크리 감독의 ‘생선과 고양이’, 이스라엘의 거장 아모스 기타이 감독의 ‘아나 아라비아’이다. ‘늙은 여인 이야기’는 장기 입원한 할머니가 집으로 이송되어 온 뒤, 가족의 탐욕을 알아가는 과정을 치밀하게 그린 작품이며 ‘아나 아라비아’는 자파와 바트얌 간의 국경지대에 있는 유대인과 아랍인 아웃사이더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모습을 담아낸 작품이다.
올해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 수상작인 ‘잃어버린 사진’은 폴포트 정권하의 참혹한 기억을 클레이 인형을 등장시켜 디오라마 방식으로 재구성한 독특한 작품이다. ‘아시아영화의 창’에 초청된 아돌포 알릭스 주니어의 ‘죽음의 행군’(필리핀)은 연극무대 형식의 영화이다. 1942년 일본군에 의해 100㎞를 걸어서 이송되는 도중에 죽어나간 필리핀, 미군 포로의 실화를 담은 작품으로, 행군 장면의 대부분이 연극무대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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