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윤복현(오른쪽) 대표가 24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내 스포츠센터 골프연습장에서 임진한 프로에게 퍼팅 레슨을 받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윤복현(52) 삼성와이즈㈜ 대표는 ‘윤선달의 알까기 골프’ 등 잇단 시리즈(일본어, 골프, 건배사, Fun & Joke) 출간으로 12만 부를 넘긴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는 본명보다는 필명인 ‘윤선달’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라’는 취지에서 개그맨 전유성 씨가 12년 전 만들어 준 필명이다. 윤선달은 부르기 쉽고, 쉽게 기억에 남아 지인들은 그를 ‘윤선달’로 부른다. 그는 삼성화재에서 25년간 근무했고, 2005년부터 독립해 인터넷전화 등 삼성그룹과 금융 관련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그가 골프를 시작한 것은 2000년 삼성화재에서 감사반장 시절부터였다. 1996년부터 20개월 동안 지역 전문가로 일본에서 체류할 때 7번 아이언만 들고 두 달 동안 기초 코스만 밟았다.
1981년부터 테니스를 30년 동안 배웠던 그는 4년 만인 2000년 삼성화재 테니스 대표단 후배의 권유로 연습장을 찾았다. 처음 몇 년간 새벽부터 연습장을 다니며 열성적으로 배웠다. 테니스와 골프는 무관한 줄 알았던 그는 임팩트 덕분인지 예상외로 처음부터 장타를 날렸다. 초보시절 드라이버 비거리가 250m에 가까웠던 그는 이젠 드라이버 230m, 우드로 200m 정도 보냈다. 점차 샷의 방향성이 잡혀가자 거리가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이글은 거의 3년 주기로 4차례 기록했다. 2004년 8월 삼성화재 근무시절 영업지원 차 갔던 경기 가평베네스트 골프장에서 460m짜리 파5에서 2온 시켜 3m 퍼팅을 성공시켜 첫 이글을 기록했고, 이후 3년 지나 2007년 한일교류회행사에서 경기 광주의 뉴서울골프장 440m 파5에서 친 두 번째 샷이 30㎝로 붙어 하마터면 ‘대형 사고’를 칠 뻔했다. 앨버트로스는 놓쳤지만 탭인 퍼트로 두 번째 이글을 작성했다.
그러나 그가 이글 패를 받은 것은 2009년 3월 삼성 동료들과 경기 용인의 신원골프장 솔로몬코스에서 145m를 남기고 친 6번 아이언 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들어가 처음으로 칩인하면서였다.
그리고 올해 첫 라운드였던 경기 광주의 강남 300골프장에서 80m 남기고 친 두 번째 칩샷을 넣어 파4홀 첫 이글이자 통산 네 번째 이글을 작성했다.
그의 베스트 스코어는 2006년 경기 용인의 신원골프장에서 기록한 78타였다. 이후에도 79타는 여러 차례 쳤지만 아직까지 기록은 깨지 못하고 있다.
2006년 그는 특별한 기록 하나를 만들었다. 사업상 접대를 겸해 신원골프장엘 갔다. 당시 홀마다 한 명이 스킨스를 가져가는 게임을 했는데 17번홀까지 독식을 한 적이 있다. 18번홀은 양심상 가져 가질 못했다.
그는 이날 81타를 쳐 잘 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행운이 따랐다고 했다. 그가 보기나 더블보기로 망가지면 다른 동반자들이 파로 비겼고, 더블판이 된 홀에서 그의 차지가 됐던 것. 동반자들은 스킨은 모두 그에게 뺏기고도 그를 원망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접대를 하려면 자신이 먼저 잘 쳐야 한다”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접대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를 김새게 한다”고 말했다.
‘윤선달 식’ 골프 즐기는 법이 있다. 먼저 자신에게는 엄격하게, 상대에게는 관대하게 하는 것이다. 그는 골프에는 두 가지 즐거움이 있다고 했다. ‘잘 치는 것’과 ‘재미있게 치는 것’이다.
신중하게 플레이하면 성적이 향상되면 최상이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즐겁게 치고 오는 것이 성적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그는 “고스톱과 골프를 쳐보면 사람을 금세 알 수 있다”면서 “내가 남을 배려하고, 남을 즐겁게 하면 결과적으로는 자기에 대한 배려가 된다”며 골프를 통해 사람을 얻는(내편으로 만드는) 법 중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가 ‘펀(Fun)’골프다. 출발 전부터 ‘입담’으로 긴장된 분위기를 푼다. 예들 들어 “골프와 자식의 공통점이 뭘까요?” 동반자들은 묵묵부답. 몇 초 뒤 그가 말한다. “마음대로 안 된다. 띄워주어야 잘된다. 팰수록 더 안 된다. 그리고 머리 때리면 집 나간다.” 이쯤 되면 ‘빵’ 터진다.
세 번째는 재미있는 게임이다. 돈 내기는 하되 그가 회계를 맡아 누구나 잃은 돈의 70% 이상을 돌려받고, 나머지 돈도 캐디피나 식음료값으로 내도록 그만의 ‘룰’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두고 ‘70% 원금 보장형 파생상품’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여성을 즐겁게 하라다. 그와 골프 친 날에는 동반자들 아내가 ‘당신 오늘 누구와 골프 쳤나요?’를 꼭 묻는다고 한다. 이유는 비싸지는 않지만 여성용 선물을 주면서 쪽지에 ‘귀한 남편을 저와 함께 있도록 해줘서 고맙습니다’란 문구로 감동을 받게 한다.
그가 ‘알까기 시리즈’ 책을 쓰게 된 동기도 색다르다. 그와 함께 라운드했던 모 은행장 비서실장이 “10년 동안 친 골프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다”면서 “5시간 동안 한 얘기만으로도 책 한 권은 족히 되겠다”는 얘기를 하면서부터 그동안 그늘집이나 시상식에서 진행된 건배사들을 모았고, 메모 형식의 재미난 얘기들을 모아 책을 냈다.
그와 골프를 한 번이라도 쳤던 사람들이 그의 초청을 항상 반기는 이유가 됐다.
그는 지금도 매주 월요일이면 지인 5000여 명에게 ‘윤선달의 행복한 하루’라는 제목으로 3년째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
그는 이젠 브랜드마케팅과 네이미스트 활동도 한다. 그가 만들어낸 상호나 광고카피만 70개가 넘는다. 세계미래포럼 사무총장 등 10개 이상 모임의 간사를 비롯, 진행과 강의 요청도 쇄도하고 있을 만큼 ‘웃음 전도사’로 맹활약 중이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 윤복현 골프 프로필
▲ 입문 = 2000년
▲ 비거리 = 230m
▲ 기록 = 베스트 스코어 78타, 이글 4회
▲ 골프란 = 배려다. 내가 잘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잘 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배려해 주면 상대방도 배려해주기 때문이다. 남에게 잘 해주면 보상심리가 생기고 해꼬지를 하면 보복심리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너무 배려하면 재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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