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6.18 화요일
전광판
Hot Click
북리뷰
[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01월 17일(金)
“학교와 병영은 닮은꼴”… 人文의 눈으로 본 건축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빨간도시 / 서현 지음 / 효형출판

건축가인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밝히고 책을 시작했다. “이 책은 내가 건축으로 목격한 이 사회다. 그 사회의 이름은 대한민국이다”라고.

그동안 저술 활동을 펼치며 인문학적 관점에서 건축을 분석하고, 건축을 통해 사회를 읽어내며 저자는 건축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생각해 보고 때로 자문자답했다. 서울 아파트를 “닭장 같다”던 탈북 아주머니의 한마디를 비롯, ‘계절을 잃은 집’ ‘군대 병영과 닮은꼴인 학교 교사’ 등 우리 주변의 건축이야기를 풀어냈다.

일제 강점기부터 현재의 형태로 정형화한 교사의 특성을 주목한 저자는 “학교는 병영과 일란성 쌍둥이”라고 지적한다. 연병장, 사열대, 막사로 이뤄진 군대에서 간판을 운동장, 구령대, 교사로 바꿔 달면, 학교 풍경은 병영과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다.

국내 학교 건물의 배치는 미국 캘리포니아 학교와 비교해 보면 전혀 다르다. 건물들이 일렬종대로 줄 선 우리 학교들이 위계와 질서를 중시한다면, 파라솔이 펴진 듯 동그란 마당을 중심으로 퍼지듯 설계한 미국 학교에서는 서로 다른 교육이념을 읽어낼 수 있다.

한쪽에서 차렷 자세로 줄 서 있고 한 걸음이라도 앞서려는 학생을 길러낼 때, 열린 공간에서 학생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길을 찾아가게끔 사회 체험을 중시하는 교육철학의 정신이 그것이다.

서양식 드레스 차림으로 의식을 치르는 결혼식장 건물 역시 웨딩홀 간판 없이도 알아보기 쉬운 형태다. 동화 신데렐라 속 성채, 그리스로마 양식이 혼합된 그레코로만식 등 특유의 스타일을 드러낸 웨딩홀들은 로비만 클 뿐 디테일은 공허하고 값싸게 여러 문화가 무신경하게 뒤엉켜 화려하고 요란하며 기묘한 모습이다. 한 나라 문화예술의 격을 상징하는 공연장과 미술관, 전국 방방곡곡에 들어선 ‘러브호텔’도 당대의 일상과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하며 도시의 이미지를 이뤄낸다.

건축을 통해 들여다본 세상의 목격담은 국내에 머물지 않고 해외로 확장돼 이어진다. ‘닫힌 공간’이던 서울 도심의 광장이 전에 비해 좀 더 열린 공간으로 바뀌고 조금씩 광장다워지고 있음을 지목하며,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임을 의식하는 새 세대들이 해외 배낭여행에서 목격한 도시 풍경, 그 도시의 실체로 다가선다.

쇠락하던 탄광도시에서 세계적 관광도시로 거듭난 스페인 빌바오에서 그 핵심인 빌바오구겐하임미술관만 주목하는 건 아니다.

미술관 건립 후 빌바오는 관광도시로 변모했지만, 관광객을 위한 도시가 아니라 시민을 위한 도시라는 점을 일깨운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 보행구간의 폭이 넓은 보도와 햇빛 가림막이 설치돼 있으며, 중심가에 자동차가 다니는 왕복 2차로 도로보다 폭넓은 보도가 설치돼 있다든지….

도시는 결국 오늘을 사는 시민들에겐 삶의 터전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도시란 공정한 규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면 결코 아름다워질 수 없음을, 그리고 한국사회의 건축을 다양한 건축사례와 더불어 재조명해 본 기획이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
[ 많이 본 기사 ]
▶ 윤석열·강용석·조윤선·이정렬…파란만장 ‘연수원 23기’
▶ 욕정 주체 못한 황후도 매춘했던 ‘향락의 제국’
▶ 전설들도 따돌린 류현진…개막 후 14경기 ERA 다저스 역..
▶ 윤석열과 ‘악연’ 황교안, 이젠 제1야당 대표…청문회 격돌..
▶ 50代 판사, 법원서 판결직후 심장마비로 ‘사망’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檢, ‘문화재거리 투기 의혹’ 관련부패방지·실명法 위반 혐의 기소토지 26필지·건물 21채 등 매입보좌관도 딸 명의로 부동산 투자 검찰이 ..
ㄴ 손혜원, 전재산 걸겠다했는데… 檢 ‘기밀이용 투자’ 등 위법 결론..
ㄴ 목포 원도심 건물 14채 매입 ‘손혜원 타운’ 의혹… “영부인과 절친..
욕정 주체 못한 황후도 매춘했던 ‘향락의 제국’
전남편 유가족, 고유정 친권상실 법원에 청구
“당 내부 ‘슈퍼 갑’ 마인드가 결국 황교안브랜드 망..
line
special news 전설들도 따돌린 류현진…개막 후 14경기 ERA ..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다저스 전설의 투수들을 따돌리고 또 한 번 미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

line
윤석열·강용석·조윤선·이정렬…파란만장 ‘연수원 2..
새 중앙지검장은…‘小尹’ 윤대진이냐, 기획통 이성..
2024년 인류 최초로 달 밟는 여성은 누구일까?
photo_news
아내 유골 ‘추억의 호수’에 뿌리고 남편은 심정..
photo_news
美공군, 중·러 대응 마하 5 극초음속 미사일 시..
line
[김효정의 에로틱 시네마]
illust
옆집 여성 훔쳐보고 죽음으로 내모는… 상류층의 ‘위선’
[인터넷 유머]
mark정치인과 연예인의 공통점 mark정치인과 노조의 공통점
topnew_title
number 고흥 바닷가 40대 여성 시신, 계획적 자살 무..
탈북 현인애 “北 장마당 여성 대상 권력형 성..
김정은 弔花 ‘모시기’
연예인 출신, 국가행사 차출 여전… 위로휴..
한국당 사무총장 인물難… “변화 이끌 사람..
hot_photo
소지섭, 61억원 빌라 매입···“신혼..
hot_photo
비아이 마약폭로 한서희 “악플·루..
hot_photo
개그맨 류담, 4년 전 이혼···“서로..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