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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01월 24일(金)
헤밍웨이 등 12인이 들려주는 ‘인생과 글쓰기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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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란 무엇인가 / 파리 리뷰 엮음, 권승혁돚김진아 옮김 / 다른

“저는 독자들이 웃기를 원합니다.(중략)어떤 독자들은 제 책을 기차 안에서 읽다가 웃었다고 불평하는 편지를 보내옵니다. 그분들에게는 아주 민망한 일이었을 거예요.”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가 작가 존 레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하루키는 소설에 흐름에 강약을 주기 위해 음악적 특성을 빌려오는 작가로 유명하다. ‘작지만 가장 강력한 문학잡지’로 꼽히는 파리 리뷰의 작가 인터뷰는 정평이 있다.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한 쟁쟁한 작가들이 그 대상이다. 책은 열두 명의 세계적인 작가가 미국의 저명한 문학잡지 ‘파리 리뷰’와 가진 인터뷰 모음집이다.

인터뷰를 통해 만든 새로운 형태의 ‘작가론’이기도 하다. 가장 힘든 순간을 이겨내려는 평범한 인간의 이야기이면서 명예와 성공, 위대한 지성이 보여주는 통찰과 극기까지 드러내는 멘토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가 즐겨 읽고 익히 들어본 20세기와 21세기 대표 소설가들인 에코, 파묵, 하루키, 오스터, 매큐언, 로스, 쿤데라, 카버, 마르케스, 헤밍웨이, 포크너, 포스터 등이 인터뷰 대상이다. 대가의 반열에 오른 이들은 언제 어떻게 글을 쓰고 자신의 열정을 이어가는지를 들려준다.

또 어떤 이유로 작품에 성공하고 실패하는지, 문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둔 이들이라면 모두가 궁금해하지만 좀처럼 답을 듣기 어려운 이 질문들에 작가들은 한 인간이자 작가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노벨상 수상작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소설 ‘백년 동안의 고독’ 내용을 이미 구상한 상태에서 알맞은 ‘어조’를 찾으려고 5년을 허비해야 했다.

그는 “작가의 고립은 권력자의 고립과 닮은 점이 많다”고 말한다. 그는 “권력을 더 많이 갖게 될수록 누가 자기에게 거짓말을 하고 참말을 하는지 알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절대 권력을 갖게 되면 현실과 접촉할 수 없게 되며, 그것이야말로 가장 나쁜 고독”이라고 갈파한다. 이 말에는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내밀한 자기 성찰이 들어있다. 마르케스는 저널리즘이 작가들이 상아탑에 갇히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인다. 한동안 진지하게 자신의 소설관과 명성에 관해 이야기하던 마르케스는 갑자기 평생 동안의 유일한 후회가 딸을 낳지 못한 것이라고 고백하기도 한다.

레이먼드 카버는 도저히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삶에 좌절해 술을 마시고 알코올의존증에 걸렸다. 그동안 그는 2ℓ들이 술을 병째로 마시고 운전하거나 소설을 계약했다고 털어놓는다.

14세 때의 소풍에서 바로 옆에 앉은 친구가 번개에 맞아 죽는 것을 본 오스터가 ‘세상이 이해 불가능한 것’인지, ‘이러한 기이한 일을 자신만 경험한 것인지’에 관해 계속 탐구하는 과정도 흥미롭다. 오스터는 한 단락을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데 하루나 사흘이 꼬박 걸리기도 한다. 매큐언이 소설을 쓰기 시작할 무렵 우연히 얻은 굉장한 행운인 작가들의 멘토 맬컴 브래드버리와 만난 과정 등은 소설가의 삶이 소설 그 이상의 다양한 경험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려준다.

예진수 기자 jiny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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