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정신병리학 총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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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리학 총론(카를 야스퍼스 지음/송지영 외 옮김/아카넷)= 정신의학 연구의 고전. 초판 출간 후 100년 만에 첫 한국어판(전 4권) 완역본이 나왔다.

정신의학자이자 실존주의 철학자인 카를 야스퍼스(1883∼1969)가 1913년 ‘정신병리학 총론’을 발간했을 때의 나이는 30세였다. 의대를 졸업하고 임상 경험 5년여 만에 정신의학사에 기념비적 저서를 남긴 셈이다. 그는 정신병리학이 생물학일 뿐만 아니라 인간학임을 주장했다. 책은 정신과(科)영역의 무수한 현상과 증상을 특정 학설에 치우치지 않고 현상학적으로 기술·정의·분류한다.

정신증상을 평가·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의 지식과 방법론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융합 연구’가 화두인 오늘날에도 큰 의미를 갖는다. 정신과 의사들과 철학 전공자들로 구성된 ‘정신병리문헌연구회’가 감수했다.

★건축, 인문의 집을 짓다(양용기 지음/한국문학사)=“건축의 역사는 곧 예술의 역사이며, 인간의 역사이기도 하다. 건축이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안산대 건축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이처럼 우리의 삶과 밀접한 건축의 기본적인 개념을 미술사, 과학, 철학 등 다른 학문과 연계해 살펴본다.

산업화 과정에서 산업의 최전방 역할을 한 대도시 고층건물을 통해 건축과 사회의 관계를 조망하고, 영화 ‘건축학개론’에 등장한 서촌 한옥과 제주도 집 등을 들여다보며 건축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술 애호가들(브레흐트 에번스 지음, 박중서 옮김/미메시스)= 만화강국 벨기에에서 주목받는 신예 만화가의 2011년 작 그래픽노블. 매 컷이 수채화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화려한 색감이 가득하다. 테두리 선이 없고 자유롭게 칸을 나눴고 붓 터치가 과감해 기존 만화 문법을 무너뜨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작가는 각각의 캐릭터에 고유의 색깔을 부여했다.

인물은 물론 그들의 대사까지 인상적인 색으로 표현한다. 주인공은 어정쩡하게 성공한 화가 페테르손. 이름을 날리기 위해 비엔날레에 참석한 페테르손이 오만함 때문에 망가져 가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렸다.

★교육은 혁명의 미래다(스탠리 아로노위츠 지음, 오수원 옮김/이매진)= 노동계급과 육체노동을 적대시하는 미국의 교육을 비판적 시각으로 진단한 교육비평서. 30년 동안 대학과 교육 문제를 연구한 뉴욕시립대 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공공을 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노동자 시민을 키우고자 교육 혁명의 길을 찾는다. 저자는 학교 교육이 노동자 간의 위계와 사회 계급의 불평등을 재생산하는데 기여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또 2차 세계대전, 냉전 종식, 주식 시장 붕괴 등 역사 국면에 따라 대학 체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본다. 이어 안토니오 그람시와 파울루 프레이리의 교육 철학에서 대안을 모색한다.

★국제인권법과 형사소송(스테판 트렉셀 지음, 강남일 옮김/경인문화사)= 형사소송 과정에서 피의자가 가지는 인권 차원의 기본권을 분석한 책이다.

특히 권리의 기원과 개념, 목적에 대한 해설은 물론 유럽인권법원 등의 판례를 통해 실제 형사소송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살펴봤다. 또 개별 인권법 규정이 구체적 사건에 적용된 사례를 통해 법리가 형성된 과정도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