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눈길이 아이들의 상처 치유 등

따뜻한 눈길이 아이들의 상처 치유

★해바라기야!(최명란 시 / 창비)= 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인 첫 동시집 ‘수박씨’로 어린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표제작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던 최명란 시인의 새 동시집. 시인은 아이들과 생각을 나누고 그들의 고백에 귀 기울이고, 상처를 어루만진다. 동시집 속에는 형이 대신 그려준 그림으로 상을 받았다가 눈물을 흘리며 선생님께 고백하는 아이가 있고(방학 숙제), 길가의 자동차에 부딪혔다가 자기를 괴롭히는 어떤 형을 떠올리는 아이(자동차), 동그랗고 매끈한 콩을 보고 “너처럼 예쁘다”며 누군가를 떠올리는 수줍은 아이(콩)도 있다. 시인은 아이들 마음속 작은 상처까지 세심하게 살피면서도 아이가 스스로 상처를 치유해가는 장면을 보여준다.

“양심 속이는 것 같다”며 효행賞 거부

★파라나(이옥수 지음 / 비룡소)= ‘푸른 사다리’ ‘어쩌자고 우린 열일곱’ ‘개 같은 날은 없다’ 등을 통해 우리 시대 10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온 이옥수 작가가 2년 만에 내놓은 신작 청소년 소설. 제목 ‘파라나’는 마음이 푸르러서 언제나 싱싱한 기운을 느끼게 하는 아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열일곱 살 정호는 키도 훤칠하고 잘생긴 소년이다. 정호의 부모님은 장애를 갖고 있다. 부모에게 이런 아픔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위 사람들로부터 막연히 착한 아들, 부모님께 효도하는 모범생이라는 칭찬을 받는 것이 정호는 부담스럽다. 어느 날 학교에서 효행 대상 수상자로 지목되자 ‘양심을 속이는 것 같다’며 이를 거부한다.

새들이 깃털 이용하는 방법 16가지

★새들은 왜 깃털이 있을까?(멜리사 스튜어트 글, 세라 S 브래넌 그림, 이우신 옮김 / 다섯수레)= 배 부분의 빽빽한 깃털로 눈 위를 미끄러지면서 다니는 황제펭귄부터, 깃털을 부풀려 따뜻한 공기층을 만드는 푸른 어치까지 16종의 새를 통해 깃털의 16가지 쓰임새를 알려준다. 책은 깃털의 기능을 담요, 쿠션, 양산, 자외선 차단제, 스펀지, 옷솔, 투우사의 망토, 보호색, 호루라기, 화려한 보석 등에 비유하여 보여준다. 스크랩북처럼 핀, 클립, 테이프 등으로 붙여 놓은 듯 표현한 그림들은 아이들에게 친근감을 준다.

엉뚱하면 어때?’ 순수하게 질문하라

★내가 영웅이라고?(존 블레이크 글, 악셀 셰플러 그림, 서애경 옮김 / 사계절)= 딱 봐도 토끼임이 분명한데, 정작 본인은 자신이 누군인지 모르는 토끼 데일리 비. 세상을 향해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이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데일리 비는 순수한 눈에 알쏭달쏭한 표정으로 원숭이인지 코알라인지 산미치광인지 차례로 물어보며 자기가 누구인지, 어디서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고민한다. 자기 발이 왜 이리 큰지 고민하던 데일리 비는 족제비를 뻥 차 큰 발이 쓸모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작가는 데일리 비를 통해 ‘엉뚱하면 어때?’라며 틀에 박힌 결론을 따라하지 말고 순수하게 질문을 해보라고 말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