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일보
- 입력 2014-04-09 11:43
‘소문난 명품학과’ ‘작지만 강한 대학’이라는 전략으로 인재 양성에 힘을 쏟는 지방의 신흥 명문대학 출신들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전통 명문대 졸업생들의 견고한 아성을 뚫고 한국사회의 중심 세력으로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최근 채용시장에서 스펙보다 인성을 중시하면서 지방 인재들의 인성·열성·책임감을 후하게 평가하고, 정부도 지방대와 지방 인재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강소지방대의 부상= 건양대·금강대·동서대·한동대·호서대 등 지역에 뿌리를 둔 신흥 사학들은 특성화·엘리트 교육으로 특정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인재들을 양성하고 있다. 실력으로 무장한 이들 대학의 졸업생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수도권 명문대 졸업생들과 경쟁하면서 이미 한국 사회의 각 분야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경북 포항의 한동대와 충남 논산의 금강대는 국제화 분야에서 신흥 명문으로 꼽힌다. 특히 한동대는 100% 영어로 운영하는 전공 교육과정, 경영경제학부 및 국제경영대학원의 해외대학 간 공동복수학위 운영, 아시아 최초로 국제법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국제법률대학원 운영 등으로 1995년 개교 이후 지금까지 229명의 미국변호사를 배출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또 유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와 연계한 국제화 활동을 적극 추진하면서 2007년 개발도상국의 교육 역량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유네스코 유니트윈 주관대학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기에 유엔아카데미임팩트(UNAI) 고등교육역량개발 부문의 글로벌 허브기관으로 지정되기도 됐다.
2002년 개교 이후 매년 수능 1∼2등급의 우수학생 100여 명만 선발해 ‘소수정예’ 특성화 방식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금강대도 ‘작지만 강한 대학’이다. 재학생 1인당 장학금이 가장 많고, 우수학생의 경우 졸업 이후에도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지원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으로 올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를 비롯해 영국과 일본, 중국 등 해외 명문 대학원에 32명이 유학을 떠났다.
이밖에도 충남 논산의 건양대는 글로벌 제약 분야, 충남 아산의 호서대는 디스플레이 분야, 부산의 동서대는 영화영상콘텐츠·글로벌 분야에서 국내 최고를 지향하고 있다.
◆전통 지방대의 건재= 흔히 지방 명문대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평가는 많지만 이는 착각에 불과하다. 실제 정부·기업에서 활동하는 주요 인사들을 꼽아보면 지방 명문대 졸업생들은 사회 전반에 폭넓게 깔려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7년 대구대(1947년 설립·현재의 대구대와 다름)와 청구대(1950년 설립)를 통합해 설립한 영남대가 대표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980년부터 1988년까지 이 대학에서 재단 이사로 재직하면서 잠시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1947년 대구대 시절부터 60년이 넘는 오랜 전통의 영남대는 법학과(2009년 법학전문대학원으로 개원)와 경영학과 등의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경제계와 공직사회 등 전 영역에 걸쳐 진출해 있다.
실제 영남대는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시가총액 10대 기업 임원 배출 전국 10위(57명) ▲4대 금융지주회사 부행장급 이상 고위임원 배출 전국 3위(9명) ▲국내 1000대 기업 CEO 배출 전국 8위, 비수도권 1위(27명) ▲국내 500대 기업 CEO 배출 전국 7위, 비수도권 1위(14명) ▲2013 코스닥 상장기업 CEO 배출 전국 6위, 비수도권 1위(15명) ▲국내 4대 그룹(삼성·현대·LG·SK) 주요계열사 임원 배출 전국 10위 ▲비수도권 ‘경영학과’ 중 최다 CEO 배출 등 화려한 동문 파워를 자랑한다.
한강우 기자 hanga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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