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담배 때문에 암 걸렸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0일 폐암 환자와 가족 26명이 “흡연 때문에 암에 걸렸다”며 국가와 KT&G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같은 재판부는 폐암 사망자 가족 윤모(71) 씨 등 4명이 별도로 제기한 같은 취지의 소송에서도 원고 패소 확정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폐암의 일종인 비소세포암, 세기관지 폐포세포암과 흡연 사이에 역학적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어느 특정 흡연자가 흡연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이와 같은 비특이성 질환에 걸렸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제조된 담배에 설계상, 표시상 결함이 있다고 볼 증거가 없고 피고들이 담배의 위해성에 관한 정보를 은폐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1999년 폐암 환자와 가족이 국내에서 최초로 제기한 담배소송은 15년 만에 원고 패소로 끝나게 됐다.

한편, 건강보험공단은 이번 판결과 별도로 흡연으로 인한 500억 원대 진료비를 KT&G로부터 회수하는 취지의 소송을 오는 14일 제기할 예정이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