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돈 추적해 추징” 脫稅의심 6만명 ‘꼼짝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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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1일 2000만 원 이상 고액현금거래(CTR)자료 90만여 건을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건네받아 탈세·탈루 의심 혐의를 정밀 분석중인 가운데 그 대상자가 6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문화일보 4월 11일자 1·16면 참조)

박근혜정부 2년차를 맞아 지속적으로 고삐를 죄기로 한 지하경제 양성화 조치와 관련해 검은 돈을 상습적으로 은닉한 이들이 대대적인 고강도 추징이나 검찰고발 조치 등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국세청과 관세청에 따르면 국세청이 지난해 11월 조세·관세 탈루혐의 확인을 위한 조사 및 조세·관세 체납자 징수 목적으로 FIU 정보 활용이 확대된 후 FIU로부터 제공받은 CTR는 올들어 최근까지 90만여 건으로, 대상자는 6만여 명이다. 당초 알려진 4만1000여 명 선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이들은 반복적으로 고액 현금거래를 한 빈도가 높거나 액수가 지나치게 많아 탈세 의심이 높은 축에 속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들을 대상으로 탈세혐의에 대한 분석에 착수한 상태”라며 “모두를 탈세혐의자라고 예단하기는 곤란하지만 차명계좌 또는 비정상적인 고액현금거래에 중점을 두고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청도 수출입기업의 관세탈루, 체납, 외환거래, 재산도피, 자금세탁 혐의 등 2900여 건에 대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비자금 은닉, 사채수입 누락, 소득 탈루를 목적으로 다른 사람 명의로 개설한 차명계좌의 경우 아직도 은밀히 활용되고 있지만 지난해 국세청이 신고를 받은 건수는 4388건, 추징액은 11억5900만 원에 불과해 이번에 실체가 더 드러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채업자 A 씨의 경우 여러 차명계좌를 사용해 사채이자와 수수료 등 443억 원의 수입신고를 누락했다가 적발돼 검찰에 고발조치 된 바 있다.

한 세무전문가는 “국세청이 이번에 받은 조세탈루 분야 자료는 어느때보다 광범위하다”면서 “탈세, 체납자 은닉재산 추적이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정도로 강도 높게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