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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영국 ‘스마트 복지’ 현장을 가다 게재 일자 : 2014년 04월 16일(水)
“일자리가 최고복지” 실업과의 전쟁
구직 서비스 과감한 민영화 직업교육·커리어 관리까지 고용·복지 원스톱 서비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지난 9일 영국 런던 노스로드 지역에 위치한 민관협력업체 ‘리드 인 파트너십’ 사무소에서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구직자들에게 제공되는 상담, 일자리 알선, 직업교육 서비스는 모두 무료다. 리드 인 파트너십은 취업 실적에 따라 정부로부터 보수를 받는다. 런던=오애리 선임기자
복지선진국 영국이 변화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핵심 철학은 그대로 지키면서도, ‘지속가능한 복지’를 위해 과잉복지를 줄이고 방만한 구조를 개혁하며 개인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한국여기자협회와 함께 영국 복지제도의 개혁현장을 찾았다.

영국 런던 북쪽 킹스크로스역 인근 노스로드 지역은 전형적인 중하층 거주지이다. 소박한 상점들이 밀집해 있는 이곳의 한 건물에 영국의 대표적 리크루트기업인 리드(Reed)그룹의 ‘리드 인 파트너십(Reed In Partnership)’ 사무소가 자리잡고 있다.

리드 인 파트너십은 지난 2011년 6월부터 정부와 5년 계약을 맺고 중장기 실업자들을 위한 일자리 정보제공, 구직 알선, 직업교육은 물론 청소년 멘토링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일자리와 사회보호수당 지급 서비스를 한자리에서 제공하는 ‘잡센터플러스(The JobcentrePlus)’가 고용연금부 산하 정부기관인 반면, 리드 인 파트너십은 실업자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주기 위한 일종의 민·관협력업체이다. 우리나라의 안전행정부·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가 최근 전국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고용·복지·금융 원스톱 서비스센터가 영국 정부기관인 잡센터플러스를 모델로 하고 있다면, 리드 인 파트너십은 잡센터플러스의 민간 버전인 셈이다.

2010년 정권을 잡은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가 대대적인 복지개혁을 단행하고, 실업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지방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강화하면서 리드 인 파트너십과 같은 민간회사들의 역할과 책임은 과거보다 훨씬 더 커졌다. 리드 인 파트너십이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2만5000명이 이곳을 통해 일자리를 찾았다. 리드 인 파트너십 같은 회사가 런던에만 3개, 전국적으로는 39개가 있다.

지난 9일 노스로드의 리드 인 파트너십 사무소를 찾았을 때, 오전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운영매니저인 닉 모건은 “우리의 목표는 인력개발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가 되는 것”이라면서 “단순한 일자리 알선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장애인, 사회 부적응자, 학교 중퇴 청소년 등을 위한 멘토링과 직업교육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 모든 서비스가 무료라는 점이다. 구직자는 무료상담으로 일자리를 얻고, 리드 인 파트너십은 고객이 6개월 이상 고용상태를 유지하면 정부로부터 돈을 받는다. 장기실업자, 장애자를 취업시키면 가산점이 부과된다. 고객이 신청서를 제출하면 상담사는 반드시 2일 내에 연락을 취하고, 4주에 한 번씩 고객과 직접 만나 일자리 상황을 논의하며, 2년간 의무적으로 커리어를 관리해 줘야 한다. 한마디로 신속·장기 무료서비스이다.

“회사 입장에서 이전 노동당 정부 때와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계약조건이다. 정부와 계약을 맺고 구직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이전과 같지만, 과거에는 정부 예산을 미리 받은 다음 취업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 구조였다면 지금은 순전히 실적을 근거로 정부로부터 보수를 받고 있다. 정부는 계약을 맺은 고용서비스 회사들의 성과를 평가, 가장 실적이 나쁜 회사에 갈 예산의 5%를 떼서 가장 잘한 회사에게 준다. 이런 식으로 회사 간의 치열한 경쟁을 유도해 실업자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영국 정부가 리드 인 파트너십 같은 민간회사에 과감히 힘을 실어주는 가장 큰 이유는 실업자를 일터로 끌어냄으로써 실업수당으로 나가는 정부예산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영국의 현재 실업률은 7.2%(2013년 11월∼2014년 1월 기준)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17만 건(2월 기준)에 이른다. 최근 영국 경제가 되살아나면서 실업률이 꺾이는 추세이지만,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여전히 정부와 기업의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 ‘일자리가 곧 최고의 복지’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영국 정부는 민간의 노하우를 과감히 도입하는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런던=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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