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가개조 수준 60년 적폐 척결”

박근혜정부의 청와대가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가 수습되는 대로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개조’ 수준의 적폐(積弊) 척결에 나설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이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문제가 된 공직자들을 포함,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과 처벌 및 퇴출조치를 취하고 향후 유사 참사 재발을 막기 위한 전 사회적인 제도와 관행 및 시스템을 혁신하겠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청와대와 여권 내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당장은 실종자 구조와 수색 등 사고 수습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수습이 끝나면 총체적인 국가개조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들은 “이런 참사가 재발되는 것을 막으려면 (정부 수립 후) 지난 60년간 켜켜이 쌓인 적폐를 뜯어고쳐야 하며, 민·관에 만연한 안전불감증도 뿌리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22일 국무회의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중심으로 논의된 이번 참사 관련 후속조치를 뛰어넘는 ‘국가 안전을 위한 국가 개조 그랜드플랜’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 21일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지시한 사항들을 중심으로 후속조치 마련에 착수했다. 여기에는 실종자 및 희생자 가족에 대한 편의 제공 및 의료 지원 강화,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지는 유언비어와 루머 진원지 추적 등 현 단계에서 필요한 대책들이 중심이 돼 있었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러한 내용들이 진행된 이후, 이번 참사에서 큰 허점을 드러낸 국가재난대응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동시에 복지부동, 무사안일식 행정으로 일관한 공직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감찰 및 퇴출작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이미 “자리 보전을 위해 눈치만 보는 공무원들은 반드시 퇴출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중앙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고위관료 출신들이 각종 협회나 단체에 포진해 ‘부정부패 카르텔’을 구축,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대책도 추진된다. 이와 관련해서는 퇴직 공무원의 관련 협회·단체·조합에 대한 취업 제한을 한층 강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져온 민간기업과 감독기구 등의 관계자들에 대한 처벌과 배상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